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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분양가 한달새 평당 200만원 껑충···분양가 규제 풀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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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강남구 힐스테이트 갤러리에 오픈한 디에이치 라클라스 견본주택. 3.3㎡당 분양가가 한달 전보다 200만원 올랐다.

30일 서울 강남구 힐스테이트 갤러리에 오픈한 디에이치 라클라스 견본주택. 3.3㎡당 분양가가 한달 전보다 200만원 올랐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가 불과 한 달 만에 3.3㎡(평)당 200만원 올랐다. 30평대 전용 84㎡ 기준으로 7000만원, 50평대 전용 132㎡면 1억원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 분양가 제한하는데 #디에이치 라클라스 3.3㎡당 4687만원 #한달 전 래미안 리더스원은 4489만원 #분양가 계산 방식 달라 서로 차이 나 #강남 못지않는 강북 '로또' 분양시장

11월 30일 견본주택 문을 연 서울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 라클라스(삼호가든맨션3차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가 3.3㎡당 4687만원으로 발표됐다.

앞서 같은 서초구에서 지난 10월 분양한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우성1차)은 3.3㎡당 4489만원이었다. 래미안 리더스원 이전 최고 분양가가 2016년 1월 분양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 3.3㎡당 4289만원이었다. 이 금액을 넘어 3.3㎡당 200만원 정도 상승하는 데 3년 가까이 걸렸다.

디에이치 라클라스는 불과 1개월 만에 앞서 3년 치 상승분을 한꺼번에 올린 셈이다.

자료: 주택도시보증공사

자료: 주택도시보증공사

디에이치 라클라스는 래미안 리더스원과 분양 시기가 한 달 차이나 분양가를 올릴 수 없는데 한 달 새 4.4% 인상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가 규제를 중단한 것인가. 복잡한 분양가 산정 방식으로 인한 ‘착시’다.

정부는 2016년부터 장애인용 승강기 면적을 흔히 OO평형이라고 말하는 공급면적(전용면적+주거공용면적) 계산에서 제외했다. 공급면적에서 빠지는 면적만큼 집을 더 지을 수 있어 사업자는 유리하다. 정부가 장애인 주거복지를 위해 건축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규제하는 분양가 기준은 주택형·층별 가구당 분양가를 공급면적 3.3㎡(1평)로 나눈 금액을 평균한 금액이다. 장애인용 승강기 면적이 빠지면 가구당 분양가가 같더라도 공급면적이 줄어 3.3㎡당 분양가가 올라가게 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래미안 리더스원 3.3㎡당 분양가를 계산할 때 장애인용 승강기 면적을 포함했다. 그게 3.3㎡당 4489만원이었다.

이번 디에이치 라클라스에서는 장애인용 승강기 면적을 빼고 계산해 3.3㎡당 4687만원이 나왔다. 장애인용 승강기 면적을 합쳐서 계산하면 복잡하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제외했다. 입주자모집공고상의 공급면적이 장애인용 승강기 면적을 뺀 면적이어서 이를 합쳐 계산하면 헷갈린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앞으로 계속 장애인용 승강기 면적을 제외한 모집공고상 공급면적으로 분양가를 계산한다.

결국 계산방식의 차이이고 실제 가구당 분양가는 사실 같다. 장애인용 승강기 면적을 빼고 입주자모집공고상 공급면적으로 계산하면 래미안 리더스원 분양가도 3.3㎡당 4687만원이다. 정확히 말하면 디에이치 라클라스가 3.3㎡당 3000원가량 더 낮다.

주택도시보증공사와 다른 계산 방식으로 모든 가구의 총분양가를 총 공급면적으로 나눈 가격도 둘 다 3.3㎡당 4891만원으로 똑같다.

디에이치 라클라스와 래미안 리더스원 중 어디가 더 큰 ‘로또’일까. 디에이치 라클라스 바로 옆에 지난 8월 입주한 반포래미안아이파크가 3.3㎡당 5860만원이다. 전용 84㎡가 21억~22억원이다. 디에이치 라클라스가 14억6900만~17억4700만으로 5억원 가량 저렴하다.

래미안 리더스원 옆에 올해 초 입주한 래미안서초에스티지S는 3.3㎡당 5630만원이고 전용 84㎡가 19억~20억원 선이다. 분양가(15억7000만~17억1000만원)와 차이가 4억원 정도다.

이렇게 보면 디에이치 라클라스의 시세차익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시세차익을 계산할 때 더 고려해야 할 게 있다. 분양가에서 빠진 추가 옵션 비용과 소유권을 넘겨받을 때까지 들어가는 중도금 대출 이자다. 전용 84㎡ 기준으로 옵션 비용이 최고 1억원 정도이고 중도금 대출 이자는 5000만원 이상 예상된다. 현재 시세차익에서 이만큼의 비용을 빼야 하는 셈이다. 실제 디에이치 라클라스 로또는 3억5000만원인 셈이다.

힐스테이트 녹번역 견본주택.

힐스테이트 녹번역 견본주택.

강북 재개발 단지도 주택도시보증공사의 ‘110% 기준’을 그대로 적용받는다. 30일 견본주택 문을 연 은평구 응암동 응암1구역 재개발 단지인 힐스테이트 녹번역의 분양가가 3.3㎡당 1864만원이다. 앞서 분양된 단지가 지난해 10월 녹번역e편한세상캐슬 3.3㎡당 1700만원이었다.

강북 분양 단지도 강남권 재건축 단지 못지않은 로또다. 지난 10월 입주한 인근 녹번동 힐스테이트녹번 시세가 3.3㎡당 3100만원 수준이다. 전용 84㎡가 9억5000만~10억원이다.

힐스테이트 녹번역 전용 84㎡ 분양가가 6억~7억원이다. 추가 옵션 비용은 3000만원 이하다. 중도금 대출 이자는 2000만원 대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직접 돈을 마련해야 하지만 강북 재개발 단지는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자기자본 대비 수익성으로만 보면 강남권 재건축 단지보다 강북 재개발 투자성이 더 좋은 셈이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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