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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北 경수로 사업 한국입장 빨리 결정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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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찰스 카트먼(사진)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총장이 22일 우리 정부에 "KEDO는 회원국 정부의 지시를 받는 국제기구인 동시에 하도급 계약 등 사업계약의 주체란 이중적 입장에 서 있다"며 경수로 사업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카트먼 총장은 22일 방미 중인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워싱턴에는 경수로 사업이 '실패했다'는 여론과 '대북 창구로서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여론이 함께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배석한 위성락(魏聖洛) 외교부 북미국장은 "두사람 다 경수로 중단 여부에 대한 양국 정부의 입장이나 KEDO 집행이사회 개최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트먼 총장의 발언은 경수로 공사에 대한 미국의 입장 정리가 임박했으며, 다른 핵심 당사국의 결정도 시급하다는 것을 내비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경수로 공사는 현재 공기를 늦추는 속도조절(Slow Down)에 들어간 상태로 미국 행정부 일각에선 북한의 제네바 합의 백지화를 이유로 완전 종료(Termination)를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경수로 사업 지속에 대해선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반면 사업비의 70%를 부담하는 우리 정부는 일시 중단을 타협책으로 내놓고 있다. 북한이 경수로 완공을 핵 문제 일괄타결안의 핵심요소로 삼고 있는 데다 현재 6자회담 2차회담 개최를 교섭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6자회담이 11월 중에 열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10월 중에는 한.미.일 3국과 유럽연합(EU)의 집행이사국이 경수로 공사를 일시적이라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8월 말 현재 3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경수로 공사는 원전 배수탱크 등 주요 부품의 공급이 늦춰지는 상황에서 본체 외벽 공사가 진행 중이다. 경수로 공사장 체류 인원도 8월 말 현재 8백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

강찬호.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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