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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치안」 얼마나 좋아 졌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경찰의 본격착수 백40일>
경찰이 「민생치안」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한 지도 15일로 4개월 보름째가 된다.
5공 시절 데모진압 등 이른바 시국사범에 전념하다시피 했던 경찰이 「민생치안」에 치중하겠다고 태도변화를 보인 것은 당초 「6공 경찰」로서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필요성이 절실했던 데다 올림픽기간 중 관련 경비와 학원·노사 등 집단사태에 대부분의 경찰력이 투입된 틈을 이용해 강·절도, 폭력 및 인신매매 등 국민생활 침해사범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찰은 그동안 매일 가용인력의 73%에 달하는 5만 5천여 명을 투입, 범죄소탕을 위한 노력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평가를 못 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난달 말까지 4개월 간 경찰의 민생치안 활동을 정리해본다.
◇실적=수사경찰 외에도 기능을 초월해 정보·대공요원은 물론 형사기동대(17개 중대 2천3백70명), 방범순찰대(67개 중대 1만 5백 70명), 심지어 전경까지 동원(연인원 6백 55만여 명)해 이 기간 중 모두 23만 7천 82건에 모두 31만9천7백9명을 검거했다. 하루평균 1천7백96건에 2천4백22명을 검거한 꼴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백 76%가 늘어난 검거율을 기록했고 검거인원도 1백 36%나 많아 이중 4만 8천여 명을 구속했다.
이를 위해 경찰은 수많은 인원과 함께 차량 4천7백34대(형사기동대 1백29, 방범순찰 4백62, 교통순찰 3백51, 행정차량 3천7백92)와 사이드카 6천 66대 등의 장비를 동원, ▲지·파출소로부터 원거리지역이나 유흥가 밀집지역 등 사각지역에 4백 24개소의 이동방범파출소를 설치, 운영하고 ▲주택가 등 주요거점 1천 3백 52개소에 경찰관을 배치, 방범순찰을 강화하고 ▲시·도간 접경지역 91개소에 임시검문소를 설치하는가 하면 조직폭력·약취유인·마약사범 등의 단속을 위해 1백 7개의 수사전담반을 운영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 기간 중 조직폭력배 3백 8개파 1천1백47명을 소탕한 것을 비롯, 부녀자 인신매매 11개파 1백 4명, 살인·강도 등 강력범 2천7백28명을 검거했는데 특히 ▲화성여아살인범 ▲경찰관 복장 떼강도 ▲열차강도 ▲취객상대 교통사고위장 자해 공갈단 ▲금고털이 전문 「왕눈이 파」검거는 사회의 이목을 끌었었다.
◇효과=이 같은 집중적이고 강력한 단속으로 조직폭력배·부녀자 인신매매범·떼강도 등 흉악범들이 구속, 격리됨으로써 어느 정도 범죄분위기는 제압되었다고 경찰은 분석하고있다.
그러나 경찰은 점차 흉포해져 가는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시민 스스로 예방해야한다는 자율방범의식이 높아져야한다고 보고있다.
◇문제점=최근 격화되고있는 학원 및 노사분규 등 집단사태에 따른 경찰력투입으로 민생치안 전담인력과 장비가 다시 부족해졌고 지난해 6월말부터 시작된 70일 작전·올림픽경비 등 집중단속기간의 장기화로 경찰관의 피로가 겹쳐 사기가 떨어져있다.
더욱이 최근 들어 인권시비를 의식한 나머지 적극적인 수사를 기피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지속적인 「민생치안」을 어렵게 하고있다.
◇대책=폭력·약취유인·가정 파괴범·마약·부정식품 등 5대 범죄의 소탕을 위해 법무부·보사부 등과 합동으로 특별전담반을 만들어 운영하고 수도권 공조체제를 구축, 범죄의 광역기동화에 대처하기 위해 서울·경기·인천지구에 동일 통신망을 구성키로 했다.

<이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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