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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황경택 쌤과 자연이랑 놀자 9.낙엽

중앙일보

입력

9.낙엽
나뭇잎은 땅에 떨어지며 시작을 노래해요

이제 아침저녁으로 제법 찬바람이 붑니다. 곧 차가운 겨울이 오겠지요? 이 계절에 숲속 생물들은 저마다 겨울 준비를 합니다. 동물들은 분주히 먹이를 먹어두고 있어요. 특히 너구리나 멧돼지, 반달가슴곰 같은 큰 포유류들은 아주 많이 먹습니다. 숲속 도토리를 대부분 먹어버리죠. 그런 동물들에게 빼앗기지 않으려면 다람쥐나 청설모, 들쥐 같은 작은 동물들은 부지런히 도토리를 모아 굴속에 숨겨두어야 합니다. 특히 청설모는 한군데 모아두지 않고 여러 군데 나누어서 묻는데요. 깜빡하고 못 먹은 도토리는 이듬해 돋아나 어린 참나무로 자랍니다.

식물들도 동물 못지않게 분주합니다. 풀들은 단풍이 들더니 이제 시들어서 죽어가고 있어요. 나무들은 겨울눈을 봄부터 여름 동안 통통하게 만들어 두었고, 화려한 단풍을 만들어 가을을 빛내다가 이내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단풍이 드는 것은 결국 이 낙엽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지난달에 얘기했죠. 떨켜가 물과 양분의 이동을 막아버리고 줄기 속에 있던 노폐물들을 낙엽에 담아서 떨어뜨려 버립니다. 그렇게 깔끔하게 한 해를 정리하고 겨울이 오면 나무들은 한잠 푹 자면서 쉬는 것이죠.

그렇다면 낙엽은 이제 쓸모가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도심에서는 길가의 낙엽을 지저분하다고 쓸어서 버리지만 숲속에서는 아주 큰 역할을 합니다. 공벌레, 지렁이, 지네 그리고 여러 딱정벌레 등 작은 동물들의 먹이가 되거든요. 아무리 양분을 차단하고 노폐물을 담아서 버렸다고 해도 한동안 열심히 광합성하며 양분을 만들던 나뭇잎에 아무것도 없을 리는 없죠. 낙엽 안에 들어있는 조금 남은 양분들을 작은 생물들이 먹어서 분해합니다. 그렇게 자잘하게 쪼개져 몸속으로 들어갔던 양분은 다시 나올 때 똥이 되는데 그 모습은 이미 흙에 가깝습니다. 좀 더 분해되고 발효되면 거름이 되어 숲속 토양을 더욱 건강하게 해줍니다. 그런 흙을 ‘부엽토’라고 해요.

부엽토는 바위가 풍화되어 작아진 흙 알갱이와 달리 낙엽 속의 영양분이 많이 담긴 건강한 흙입니다. 그 안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살게 되고 더욱 발효가 잘되어 나무에게도 좋은 거름이 된답니다. 자기 몸에서 나온 낙엽을 자기 스스로 거름으로 쓰는 나무가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그러니 낙엽은 나뭇잎의 삶의 끝이라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주변에도 더 이상 쓸모가 없어 보이는 사물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들도 알고 보면 저마다의 위치에서 새롭게 도움이 되기도 하죠. 그런 것들이 뭐가 있는지 생각해보며 겨울을 맞는 것도 좋겠습니다.

나도 공벌레 -낙엽을 손으로 부수면서 분해자의 역할을 이해한다. 
1. 낙엽을 한 장 줍는다.
2. 첫 번째 사람이 나뭇잎을 한 번 손에 쥐고 부순다.
3. 다음 사람에게 부서진 낙엽 조각을 넘겨주면 다음 사람은 좀 더 세게 나뭇잎을 부순다.
4.이런 과정을 몇 번 반복하면 금세 작은 낙엽 알갱이가 된다.이렇게 흙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 떨어진 지 얼마 안 된 나뭇잎은 손으로 부서지지는 않는다.그럴 경우 가위로 자르는 놀이를 해도 좋다.
* 자잘하게 부서진 낙엽을 이용해 모래 모자이크처럼 모자이크 놀이를할 수 있다.
* 숲속에서 낙엽을 먹는 곤충이나 동물들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그 동물들 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다.
* 내가 직접 지렁이나 공벌레가 되어본 소감이 어떤지 이야기해 본다.
* 숲속에 작은 동물들이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본다.
* 내 주변에서도 재활용할 수 있는 게 있는지 생각해 본다.

글·그림=황경택 작가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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