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내일 출발 G20순방 준비…3주째 수보회의 생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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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첫 회의에서 재계·노동계 대표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첫 회의에서 재계·노동계 대표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수석ㆍ보좌관 회의를 생략하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다음날(27일) 떠나는 5박8일간의 순방 준비에 집중한다. 순방에 앞서 문 대통령의 컨디션, 메시지의 양 등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올해 마지막인 이번 순방에서 오는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이틀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회의 전후에 체코와 뉴질랜드를 방문한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매주 월요일 오후 2시에 주재하는 수보회의를 열지 않는다. 이날까지 열지 않으면 12일과 19일에 이어 3주째다. 준비가 덜 된 안건 보고에 따른 이른바 ‘보고 참사’를 피하려는 목적도 있어보인다. 또 일각에선 최근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술집에서 시민을 폭행해 불구속 입건됐고, 의전비서관까지 음주운전 적발 건 등이 있었던 만큼 ‘침묵의 기강잡기’로 분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보회의만 열지 않을 뿐, 대통령에 대한 참모진의 현안보고는 계속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의 순방에서 ‘혁신적 포용국가 천명’과 ‘한미정상회담 성사’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양자회담에도 눈길이 모이는 가운데 일단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주최국인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네덜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과 각각 회담을 갖는다. 네덜란드는 올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북한 제재위원회 의장국을 맡고 있고 남아공은 내년부터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외에 청와대는 한미정상회담을 추진 중으로, 회담 성사시 이는 문 대통령 취임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갖는 여섯 번째 한미정상회담이다. 한미정상은 9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다섯 번째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다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체류기간이 짧기 때문에 양측이 최대한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야 결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체코 방문시 ‘원전 수주’에 관해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체코 원전 수주전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중국, 러시아, 프랑스, 프랑스-일본 컨소시엄, 미국 등이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원전과 관련해선 여러 변수들이 많이 있어 우리 강점이나 관심을 높이는 데 주안을 두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문 대통령이 국내 ‘탈원전’을 외치면서 국외에 ‘원전 세일즈’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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