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교도소서도 "오 ~ 필승 코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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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교도소 월드컵'.

2001년 개봉한 코미디 영화의 제목입니다. 유엔 주최로 열리는 회원국 간 교도소 축구대회를 앞두고 강원도의 한 교도소에서 전과 합계 75범의 수용자들이 선수로 선발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겨냥해 만들었습니다.

올해 독일 월드컵을 맞아 또 다른 교도소 월드컵이 준비 중입니다. 온 국민이 붉은 악마로 변신하는 것에 맞춰 전국의 교도소와 구치소의 수용자들도 TV중계를 보면서 "대~한민국(짜자작, 짝짝!)"을 응원할 수 있게 한다네요. 법무부는 6일 "수용자들이 독일 월드컵의 한국팀 조별 예선 세 경기를 생방송으로 볼 수 있게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새벽이나 심야에 열리는 방송중계를 수용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짜인 일정 속에서 지내는 수용자들에게 전에 없던 한밤의 응원은 짜릿한 일탈의 쾌감을 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감생활의 스트레스가 풀리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수용자의 TV 시청은 행형법 시행령 114조의 '수용자가 사회 복귀에 유익한 정보 등을 접할 수 있도록 텔레비전의 시청을 허락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입니다. 전국 교도소.구치소에는 1만5000여 개 수용실 중 조사실 등을 제외하고 1만2000여 대의 TV가 보급돼 수용자의 축구중계 시청에는 문제가 없다고 법무부는 밝혔습니다. 통상 수용자들은 오후 9시 취침 시간 전에 두세 시간가량 드라마나 뉴스 등의 녹화물을 시청합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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