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지지율, 취임후 최저치…여당도 8주째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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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미터,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리얼미터,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리얼미터 기준)를 기록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교통방송(TBS) 의뢰로 19~21일 19세 이상 유권자 1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1.2%포인트 내린 52.5%(매우 잘함 25.6%, 잘하는 편 26.9%)였다. 이는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전인 9월 3~4일 조사 때 기록한 52.9%보다 0.4%포인트 낮은 수치다. 반면 부정 평가는 전주보다 2.6%포인트 오른 42.0%(매우 잘못함 25.7%, 잘 못 하는 편 16.3%)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리얼미터 기준으로 8주 연속 하락했다. 남북정상회담 직후 65.3%까지 올랐던 지지도는 이 기간 13%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문 대통령의 지지도와 같은 모양새로, 8주 연속 하락해 39.8%를 기록했다. 39.6%를 기록했던 8월 1주차 이후 약 4달 만에 다시 30%대로 떨어졌다.

리얼미터, 정당 지지도

리얼미터, 정당 지지도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건 이른바 ‘이영자’(20대, 영남, 자영업자)가 등을 돌리고 있어서란 분석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30대와 50대도 지난주보다 각각 6.7%포인트, 5.5%포인트가 떨어졌다. 리얼미터 측은 “경제 악화와 더불어 지난 주말부터 확산하고 있는 ‘혜경궁 김 씨’ 논란이 여권과 진보 진영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우군’에 가까운 민주평화당은 “지지율 하락은 실종된 내각과 청와대 정부의 교만 탓이고, 민주당의 무능과 오만은 논할 가치도 없다”(문정선 대변인)는 논평을 내놨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오름세다. 이번 조사에서 지난주보다 0.9%포인트 오른 22.6%를 기록했는데, 4주째 상승이자 ‘최순실 태블릿 PC’ 사건 직후였던 2016년 10월 4주차(25.7%) 이후 최고치다. 전통의 텃밭인 영남에선 대구ㆍ경북(TK)과 부산ㆍ경남(PK)에서 동시에 상승세를 탔고, 30대와 40에서도 지지율이 올랐다.

여권은 겉으로는 덤덤한 표정이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당에서는 부글부글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익명을 원한 수도권의 한 의원은 “결국 문제는 경제인데, 문 대통령은 일자리 대통령이 아니라 실업자 대통령이 돼버렸다”며 “최저임금을 이 추세대로 강행하면 기업이나 노동자 다 죽이는 건데, 그간 정부가 대책을 마련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지율이 한국당이 20%대고 우리가 40%대에 가깝다고는 하지만, 총선 때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수치”라고 덧붙였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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