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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부흥 움직임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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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최근 들어 대규모 기획전 개최 등을·통해 침체된 한국화의 부흥을 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작년 9월15일부터 10월14일까지 한 달 동안 호암 갤러리가 개최했던「1988 현대한국회전」이 기대 밖의 호응과 반향을 불러일으킨 데 힘입어 올해에는 적으면 수십 명, 많을 경우2백 명 안팎의 작가들을 동원하는 맘모스 한국화 기획전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화 신형상전」이 이미 지난 2월17∼22일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선을 보였고 이어 3일 워크숍과 함께 개막한「오늘의 서울 전」이 역시 같은 장소에서 일반 전시에 들어갔다. 또 오는 4월 28일부터는 약 20일 동안 서울시립 미술관에서「89서울 현대한국화전」이 열릴 예정이며 가을에는. 호암 갤러리가 작년 전시회의 맥락을 잇는 또 하나의 한국화 특별기획전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월 열렸던「한국화 신형상전」은 한국화단의 중진 임송희씨(51·덕성여대 교수)와 하태진씨(51·홍익대 교수)가 추진 위원이 되어 6개월 여의 준비 작업 끝에 성사를 본 것으로 전국 각 대학 교수들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1백2명의 소장작가들이 참여했다.『출신학교나 특정인 중심의 파벌 관념을 불식한다』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이 전시회에 작품을 낸 작가들은 지금껏 관전이나 각종 공모전에는 되도록 눈길을 주지 않고 작품활동을 해 온 재야세력이 주축을 이루었다.
추진위원 임송희씨는『단순한 구상작업에서 한 걸음 나아가 우리 전통에 뿌리를 두고 새로운 형상성을 찾아 분투하는 젊은 작가들에게 발표의 양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였다』고 전시회 개최의 취지를 밝히고『매년은 힘들겠지만 전시 공간만 확보된다면 앞으로 2년에 한번정도 대작 위주의 정례 전을 가질 계획』이라고 했다.
8일까지 열리고 있는「오늘의 서울 전」은 81년 송수남씨(51·홍익대 교수)가 발의했던 「전통회화 81전」을 모체로 하여 매년 주제를 바꾸어 개최하는 그룹전 형식의 전시회. 82년에「82 전통 회화 전」, 83년「한국화 오늘의 상황 전」, 84년「한국화 단면 전」, 85년「한국화 동향 전」, 86년「한국화, 그 다변성 전」, 87년「이 시대의 한국화 신 표현 전」, 88년「한국화, 의식의 전환 전」등의 명칭으로 80년대를 꾸준히 이어온 이 연례 그룹전은 특정한 이념을 설정하지 않는 대신「한국화의 전통과 그것의 현대적 모색」에 주안을 두고 채색·수묵·보 경·사경·추상 등 한국화의 경향 전반을 포용하고 있다.
고정 멤버십을 고집하지 않는 이 전시회는 첫 회에 40명으로 출발했으나 해마다 작가수가 늘어나 올해부터는 40대 이하로 초대작가의 연령을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1백86명이 참여하는 맘모스 규모로 성장했다.
오는 4월28일부터 5월17일까지 20일간 서울시립 미술관에서 열리게 될「89 서울 현대한국화전」에는 채색위주의 비 형상작업에 매달리고 있는 30∼40대의 젊은 작가 군 79명이 참여한다. 전시회 추진위원은 이경수·정치환·한풍렬·전내식·이왈종·이숙자·홍석창·황창배씨 등 8인이며 실무진행은 곽석손·김병종·최한동·차대영씨 등 이 맡았다.
이경수씨는『학맥·계파를 초월한 30∼40대 젊은 작가들의 범 한국화단전 결집에 전시회의 최대의의를 두고있다』며『작년 호암 갤러리의「88현대 한국 회화 전」을 모델케이스로 삼아 수시로 워크숍·세미나 등을 개최, 이론 보강 작업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88 현대 한국 회화 전」을 통해 작금의 한국화 중흥 움직임에 주춧돌을 놓았던 호암 갤러리 측은 올 10월이나 11월께 다시「1989 현대 한국 회화 전」을 열 계획인데 이 전시회에서는 동서 2분 법에 의한 애매한 장르 개념을. 타파, 매촌 등에 관계없이 한민족의 문화와 정신성을 바탕으로 창작된 것이라면 모두 한국화 속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중대한 캠페인 성 문제 제기를 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정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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