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그동안 무슨 글 올렸나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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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소유주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이라고 결론내리자 해당 트위터가 올린 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찰은 17일 '혜경궁 김씨'가 김혜경씨라고 결론내리고,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 송치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해당 트위터 계정을 사용하며 이 지사를 적극 지지하고, 이 지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정치인등을 비하하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계정은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을 사용했으나, 네티즌들이 이 계정의 소유주를 이재명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로 의심하면서 이른바 '혜경궁 김씨'라는 별칭이 붙게 됐다. 해당 계정은 삭제된 상태로 과거 글을 확인할 수 없다.

혜경궁 김씨 논란 트윗.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캡처]

혜경궁 김씨 논란 트윗.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캡처]

그러나 경찰 조사와 시민고발인단의 고발 내용 등을 종합할 때 해당 트위터에는 이 지사를 적극 지지하는 내용과 더불어 경쟁 관계의 정치인들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총 4만여건의 트윗 글 중 지난 2016년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취업 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내용을 적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8년 초 경기도지사 당내 경선 상대 후보였던 전해철 의원을 향해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고 주장한 내용도 있다.

또 이 계정에는 대선 경전 시기인 2017년 2월쯤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경선 후보 자격으로 지방 포럼 출범식 참석하는 것을 두고 “토론은 피하고 학예회는 계속한다? 에라 남자박근혜야”라고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밖에도 “문재인이나 와이프나 생각이 없어요 생각이..”, “문 후보 대통령되면 꼭 노무현(대통령)처럼 될거니까 그 꼴 꼭 보자구요”라는 글도 있다.

해당 계정이 이 지사의 부인인 김씨라는 의혹이 커지자 이 계정은 “내가 이 더러운 나라에서 죽을고비 넘기고 이민 가버릴 것. 이재명시장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었는데 대선지고서 희망이 없다”며 “요즘 전해철지지자들이 하는 짓이 기가 막히다. 오랜만에 몇마디 했더니 나를 사모님(김혜경씨)으로 몰아 이재명 죽이기 하는데 그러다 천벌 받는다”라며 자신이 김씨임을 강력하게 부인한 바 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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