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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살인사건 가해자, 피해 여성과 아는 사이였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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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살인사건 현장 CCTV 화면. [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거제 살인사건 현장 CCTV 화면. [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경남 거제에서 5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일명 ‘거제 살인사건’의 가해자가 피해 여성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으며 범행대상으로 정하고 공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바보 같고 순진했던 친구”

거제 살인사건 가해자. [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거제 살인사건 가해자. [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가해자 박모(20)씨의 친구 A씨는 16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를 통해 “(사건 이야기를 듣고) 우리가 아는 그 박씨가 맞나 싶었다”며 “그런 애가 아닌데 납득이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술 담배 가끔 하고 그런 거 말곤 없다”며 “싸움에 연루된 적도 없다. 애가 좀 바보 같고 순진했다”고 덧붙였다.

거제 살인사건 가해자의 친구. [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거제 살인사건 가해자의 친구. [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그러나 친구 B씨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저희 집에서 하룻밤 자고 (박씨가) 카톡으로 40만 원 정도를 빌려줄 수 있겠냐고 하더라. 어떤 일로 빌려달라고 하는지 물어봤는데 별 얘기를 안 했다”며 “아버지가 안 계시고, 어머니께서 돈을 안 버시니까 자기가 돈을 벌어야 한다고 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전적으로 약간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며 “그런 게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피해 할머니는 항상 그곳에 계셨다”

거제 살인사건 가해자의 친구. [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거제 살인사건 가해자의 친구. [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그런데 박씨와 사건 직전까지 통화했었다는 친구 C씨는 “박씨가 피해자 할머니를 모를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일어난 거제시 신오교 인근 크루즈 선착장 다리 아래 지역은 청소년들이 몰래 술을 먹고, 내기 윷놀이가 벌어지는 우범지역이라고 한다.

그는 “그곳이 학생들이 몰래 술 먹기 좋은 분위기다. 술을 먹은 학생들은 그 할머니를 모를 리가 없다”며 “그 할머니가 거제 지역에서 유명하다. 항상 그곳에 계신다”고 말했다.

“작고 힘없는 범행대상 정했을 듯”

[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이에 대해 프로파일러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박씨가 공격하기 쉬운 피해 여성을 범행대상으로 선정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피해 여성은 키 132cm의 왜소한 체격으로 알려졌다.

표 의원은 “그가 평상시에 느꼈던 무시, 냉대, 모멸 등이 분노로 축적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 내면에 쌓인 공격 욕구와 분노는 시한폭탄 같은 상황이 된다”며 “어딘가에 분노를 분출하고 터트려야 한다고 본인이 느끼고 있었던 상황에서 적절한 대상자를 선정한 것이 결국 작고, 힘없고, 전혀 저항할 수 없으리라는 것이 확실한 누군가를 범행대상으로 정하고 공격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씨는 재판부에 8차례나 자필 반성문을 제출했다. 박씨는 반성문에서 자신이 일찍 아버지를 여읜 점, 아르바이트로 어머니와 누나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는 점, 입대를 앞두고 스트레스를 느꼈다는 점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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