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공판 기일 김경수 “文대통령에 드루킹 보고?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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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경수 경남지사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댓글 조작’ 의혹 사건으로 재판받는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해 대선 전 문재인 대통령에게 ‘드루킹’ 일당에 대해 보고를 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추후 재판에서 그 부분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물음에 이같이 대답했다.

앞서 드루킹 일당 중 양모(35·필명 솔본아르타)씨는 지난달 29일 열린 김 지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김 지사가 경제적공진화모임 거사와 관련한 공격이 있으면 책임지고 방어해주겠다고 했다”, “경공모에 대해 문(재인) 대표에게 보고했고, 문 대표가 ‘드루킹’이란 닉네임을 알고 있다”는 등의 주장을 한 바 있다.

이날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이 거짓 진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변호인 증인신문 과정에서 관련 증거라든지 이런 것들이 충분히 많이 밝혀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 여부와 관련해선 “여러 번 밝혔으니 그것으로 갈음하겠다”며 여전히 부인했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속행공판을 받기 위해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지사가 속행공판을 받기 위해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재판에는 드루킹의 지시로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개발한 우모(32·필명 둘리)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우씨는 2016년 11월 9일 김 지사가 경기 파주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드루킹의 지시로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을 시연했다고 증언했다.

우씨는 “김 지사가 ‘ㄷ’자 모양으로 배치된 책상의 가운데에 앉아있었다”며 “김 지사 앞 테이블에 핸드폰을 놓고 버튼을 눌러서 킹크랩을 시연했다”고 말했다. 당시 댓글을 클릭한 기사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와 고영태씨 관련 기사였다고 기억했다.

우씨는 당시 ‘드루킹 김동원씨와 김 지사 간 대화를 기억하느냐’는 특검팀 질문에 “김동원이 (킹크랩) 개발 진행에 대해 허락을 구했고,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인 걸 기억한다”고 말했다. 우씨는 또 김 지사가 파주 사무실을 다녀간 뒤 ‘킹크랩’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동원으로부터 김 지사가 허락하지 않았다면 킹크랩을 개발하지 않았을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고도 말했다.

이날 김 지사는 자신의 시연회 참석 여부와 관련해 우씨와 김모(49·필명 파로스)씨의 증인신문이 이뤄지는 데 대해 “지난번 재판 때도 사건의 실체에 많이 접근했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지켜본 언론인들도 보셨을 것이고, 남은 재판 과정에서 사건에 대해 하나하나 밝혀져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김씨(파로스)가 일본 오사카 총영사직 등에 대한 인사청탁 진행상황 파악과 민원 편의를 기대하면서 김 지사의 의원시절 보좌관인 한모(49)씨에게 500만원을 전달한 것을 몰랐느냐’는 물음엔 “따로 자기네들이 밝히지 않겠느냐”라고만 언급했다. 이어 그는 재판참석으로 인해 도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에 대해선 “도정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두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김경수 경남지사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두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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