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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결산 매출 백대 기업 영업 실적|매출 신장 둔화 순익은 "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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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영업 실적은 대부분 크게 호전됐다.
원화 절상·노사 분규·임금 인상 등의 경영 환경 악화 속에서도 ▲수출이 꾸준히 신장했고 ▲올림픽 등으로 내수 경기가 급격히 살아났으며 ▲기업들의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 등 사업 다각화의 추진에 힘입어 매출·순익 모두 괄목할 만한 신장세를 나타냈다.
12월말 결산 상장 법인 3백68개 중 2월말 현재 영업 실적을 발표한 1백97개 기업의 88년도 영업 실적은 매출액이 80조1천6백74억원으로 전년비 15·7%, 순익은 1조6천45억원으로 38·8%가 각각 늘어난 것으로 집계 (동서 경제 연구소의 잠정) 됐다.
87년 영업 신장률 (매출 16·1%, 순익 38·5%)과 비교해보면 매출은 약간 둔화됐으나 순익은 크게 증가한 것.
매출액 1백대 기업의 랭킹은 삼성물산·현대종합상사·(주)대우가 작년에 이어 나란히 1, 2, 3위를 고수한 가운데 중·하위권에서 적지 않은 순위 변화를 보였다.
삼성물산은 87년의 매출액 5조6천6백98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조2천억원이 늘어난 6조8천95억원을 기록, 1위를 고수하면서 2위 현대종합상사와의 격차를 1조원 이상 벌려 놓았다.
현대종합상사와 대우도 각각 5조6천2백18억원과 4조7천2백93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려 2위와 3위를 지켰으나 매출 신장률은 7%와 6·2%에 머물렀다.
랭킹 변화에서 두드러진 것은 87년까지 30위 이내를 유지하던 연합 철강이 86위로 곤두박질 친 것과 대우중공업이 23위에서 29위로 밀려난 것인데 양쪽이 모두 노사 분규로 홍역을 치렀던 곳.
이밖에 87년도 매출 순위 43위를 기록했던 충남방적이 52위로 밀려났고, 제일모직이 67위에서 69위로, 89위였던 백양이 92위를 기록하는 등 섬유 업체의 실적이 대체로 부진했음을 반영했다.
또 87년 11위를 기록했던 현대건설이 14위로 떨어졌으며, 한일개발이 44위에서 46위로 한 단계 내려앉았고, 현대미포조선소도 87년 49위에서 지난해에는 96위로 밀려났다.
이에 반해 92위였던 삼성항공이 74위로 도약했으며, 대림산업은 22위에서 18위로, 삼성종합건설은 42위에서 40위로 한 단계 뛰어 올랐다.
업종별로는 제지·화학 1차 금속 업종 등이 전반적인 호황을 누리고 음식·제약이 안전성장을 지속한 반면 광업·의류·전자 부품업은 대체로 실적이 부진했다.
수출 산업의 경우 명암이 엇갈려 섬유는 원화 절상으로 채산성이 악화돼 순익이 급격히 감소됐으며 전기·전자는 가전 부문의 성장이 둔화된 반면 정보·통신기 및 반도체 등 산업용 전기 부품의 신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자동차는 노사 분규로 인한 생산 중단으로 신장세가 둔화됐다.
87년에는 대미 본격 수출 등으로 55·7%의 순익 성장률을 보였던 현대자동차는 오히려 28·9%나 순익이 감소됐고 87년 28% 순익 신장을 보았던 기아산업도 지난해는 14·7% 신장에 그쳤다.
비제조업 부문에서는 건설이 해외 건설 수주의 감소 속에서도 국내 건설 경기 호전으로 영업 실적이 향상, 지난해까지의 불황의 늪에서 탈출했다.
작년 1년간 매출액 1조원 이상을 기록한 기업은 삼성물산 등 17개 사로 87년의 14개 사보다 3개가 늘었다.
럭키·대우전자·효성물산이 새로 연매출액 1조원 이상의 거대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매출액 증가 면에서는 1백대 기업 중 동양맥주가 2백56·4% (1천8백93억원→6천7백46억원)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그 다음이 미원식품 1백12·9% (7백1억원→1천4백93억원), 한양화학 67·9% (3천3백78억→5천6백73억원)의 순이었다.
당기 순익 면에서는 포항종합제철이 1천3백43억원의 순익을 내 상반기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삼성전자 (1천18억원) 럭키 (6백38억원) 유공 (6백23억원) 대우 (4백16억원) 등의 순.
매출액 1백대 기업 중 순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대림산업으로 3백17·8% (67억→2백80억원)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쌍용양회 (2백45·8%) 럭키개발 (2백42·9%) 코오롱상사 (2백32·2%) 등도 2백% 이상의 높은 순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박의준·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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