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사상 최장 기간 하락세를 마치고 13일 만에 반등했다. 하지만 상승 폭이 미미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WTI·브렌트유 가격 함께 반등 #OPEC 감산 가능성 시사 영향 #안정세 접어들었다고 보긴 어려워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56달러(1.0%) 상승한 56.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7% 넘게 폭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잠시 하락세를 멈췄다. 그동안 WTI는 1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최장기간 하락 기록을 세웠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월물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1.00%(0.65 달러) 오른 배럴당 66.12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앞서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OPEC이 감산 가능성을 시사해 매수 심리가 다소 회복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동 국가들이 에너지 시장에서의 안정 회복을 위한 공동 노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12월부터 하루에 50만 배럴씩 원유를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유가를 흔든 변수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유가는 공급을 기반으로 훨씬 더 낮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분간은 유가가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달 연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한 상태다. 10월 세계 원유 생산량은 일평균 1억70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0만 배럴 증가했다. 국제유가 향방은 이달 말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