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등이 선동열(55) 야구대표팀 감독을 사퇴로 내몰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손혜원 의원 국감 증인 채택이 사퇴 계기 #“우승 어렵지 않았다는 비난에 마음 굳혔다”
선 감독은 14일 사퇴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퇴를 결심하게 된 것이 한 국회의원의 발언 때문이라고 했다.
“어느 국회의원이 말했다. ‘그 우승이(아시안게임 금메달)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지 않는다’. 이 또한 사퇴 결심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
선 감독은 ‘어느 국회의원’이라며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으나, 사실상 손 의원의 발언이 사퇴 결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 셈이다. 손 의원은 지난달 10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아시안게임 우승이 그렇게 어려운 우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 감독을 비난했다.
선 감독 국감 당시 “연봉이 얼마냐” “근무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 등 야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질의를 했다며 역풍을 맞았던 손 의원은 선 감독 사퇴 후 또다시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선 감독 사퇴 결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이유에서다.
손 의원은 선 감독을 국감장으로 불러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선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고 대한체육회 역사상 처음이다. 스포츠가 정치적 소비의 대상이 되는, 그리하여 무분별하게 소환되는 사례는 제가 마지막이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했다.
선 감독 사퇴 여파로 15일 오전에도 손 의원의 이름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손 의원은 이와 관련한 입장 표명은 없이 페이스북에 국민연금 관련 짧은 글 하나를 올렸다. 그는 이날 올린 글에서 전날 오후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출연한 한 라디오 인터뷰를 언급하며 “국민연금에 관한 한 주 전 대표보다 더 깊이 있는 분석과 해결방안을 제시한 경제학자는 본 적 없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손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어느 종목, 어느 대회건 쉬운 우승은 없다”며 “선 감독이 도덕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지만 손 의원의 발언은 스포츠를 모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