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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선거제 개혁 없이 예산안 통과 없다”…새로운 변수 등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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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을 맞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취임 100일을 맞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12일 “선거제도 개혁 없이는 예산안 통과 협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 보수 야당이 예산안을 통과시켜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기 때문에 평화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여당)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예산안을 선거제도 개혁 달성을 위한 지렛대로 이용하겠다는 의미다.

정 대표는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데 자유한국당 입장도 중요하지만, 힘을 쥔 여당의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여당의 실천과 행동이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당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고 본다. 여당이 예산안을 처리한 뒤 올해가 넘어가면 (선거제도 개혁은) 유야무야 뭉개고 가겠다는 것 같은데, 우리 입장은 이것은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선(先) 선거제도 개혁, 후(後) 예산안 통과’를 내세웠다.

바른미래당 등 다른 정당과의 공조 가능성도 시사했다. 정 대표는 “지난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점심을 먹으며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선 철통 공조하자는 제안을 했다. 손 대표도 전적으로 같은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우리 당은 평화당ㆍ정의당과 함께 선거제도 개혁과 예산안 통과를 연동할 것”이라며 “개혁 벨트에서 평화당ㆍ정의당이 이탈할 경우 민주당도 선거제도 개혁을 안 하고는 못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심상정 의원을 만나서도 공조 제안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가 예산안 통과 협조의 전제 조건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내세운 만큼 예산안 논의 과정에서 선거제도 개혁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예산안은 과반 출석, 과반 찬성을 조건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은 현재 129석으로 절반에 못 미친다. 제1야당인 한국당이 예산안 통과에 반대하는 상황에서는 군소 정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지난해 12월 2018년도 예산안도 한국당은 반대했지만 국민의당·정의당이 찬성해 줬기 때문에 국회 통과가 가능했다. 올해 예산안 논의 과정에서 바른미래당(30석), 평화당(14석), 정의당(5석)이 모두 선거제도 개혁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 경우엔 여당 입장에서는 압박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성민ㆍ안효성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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