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사공관 화염병 피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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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광주=임광희·위성운 기자】22일 오전8시50분쯤 광주시 농성동311 전남도지사공관에 쇠파이프 등을 든 호남대생 32명이 쳐들어가 화염병 30여개를 던져 수위실과 본관1층 2백45평이 반쯤 불타고 2층 일부도 탔다.
학생들은 송언종 전남지사의 출근시간을 노려 공관정문이 열리는 순간 공관을 습격했으며 송 지사는 후문으로 피해 위기를 모면했다.
학생들은 화염병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둘러 수위실 차고에 세워둔 전남1라5166호 지사공관전용 로얄 프린스승용차를 태웠으며 도지사 승용차인 전남1가1000호 그랜저의 유리를 모두 깨고 본관입구 대형유리창 20여장과 지사집무실 유리창 등 40여장을 부쉈다.
공관의 불은 긴급 출동한 소방차에 의해 40분만에 꺼졌으며 경찰은 서근감군(21·호남대 행정과1)과 이중재군(22·호남대 법학1)등 대학생 2명을 본관으로부터 3㎞쯤 떨어진 아시아자동차 앞에서 연행, 조사중이다.
◇습격=대학생들은 이날 공관 앞 골목길에 몰래 집결해 있다가 오전8시50분쯤 송언종 지사가 출근하기 위해 승용차를 타고 본관을 나서 수위들이 정문을 여는 순간 갑자기 고함을 지르며 뛰어들었다.
학생들은 사과탄 1발을 정문안쪽으로 던진 뒤 수위실에 화염병을 던지고 일부 학생들은 정문에서 20㎞쯤 떨어진 본관으로 달려가 쇠파이프로 현관유리창 등을 닥치는 대로 부수고 1층 현관과 도지사집무실·침실·부엌 등에 화염병을 마구 던졌다.
경찰은 이날 대학생들의 도지사공관 습격정보를 사전에 입수, 이날 오전6시20분쯤 정문 앞에 경찰기동대원 33명을 배치, 경비했으나 상황이 없자 8시30분쯤 철수해 피습당시엔 수위와 공관경비 청원경찰 등 직원 5∼6명만 있었다.
◇지사피신=출근길에 기습을 당한 송 지사가 차를 탄채 후문 쪽으로 피신하자 학생들은 이를 뒤쫓아가 쇠파이프로 지사가 탄 승용차 유리창을 모두 부쉈으며 송 지사는 차에서 황급히 내려 후문을 통해 피신했다.
◇도주=학생들은 5분쯤 지사공관을 부순 뒤 불길이 치솟자 정문을 통해 모두 달아났다.
◇수사=경찰은 서군 등을 조사한 결과 호남대 학내서클인 「전사대」회원 32명이 사건전날인 21일 오후6시30분부터 1시간동안 대장 진광필군(23)주재로 총 학생회장 실에서 모임을 갖고 『국민세금으로 지어진 공관에서 5공 앞잡이들이 각종모의를 해왔다』며 공관습격을 모의한 사실을 밝혀냈다.
서·이군 등은 화염병·쇠파이프·각목 등을 준비, 21일 오전8시 시내버스를 타고 공관 옆 골목길에 집결, 숨어 있다가 공관을 기습했다.
◇지사공관=전남지사공관은 81년6월에 착공, 총 공사비 12억7천6백만원을 들여9개월만에 완공한 대지5천6백40평에 지하1층·지상2층·연건평5백82평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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