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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 잇단 보이코트로 "무산"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24일 시상 예정인 제27회 대종상 영화제가 영화인들의 불로 자칫 깨져버릴 위기에 놓였다.
일부 영화사들이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유동훈 한국 영화인 협회이사장의「망언」에 발끈, 참가작품을 잇따라 취하하고 있으며 한국 영화감독 협회소속 감독들은 영화인 협회의 제작방해를 규탄하며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영화제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영화사 지미 필름 등 일부 영화사들은 유동훈 이사장이 지난19일 영화제 예심 석상에서 『영화「서울무지개」가 작품상을 타지 못하면 영화제가 발칵 뒤집어질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을 문제삼아 참가작을 취하했다.
20일 현재 취하한 작품은 『아메리카아메리카』를 비롯, 『아제아제 바라아제』『개그맨』 『접시꽃 당신』『성공시대』등.
이 작품들은 대부분이 작품상 등 주요부문의 강력한 수상 후보작들로 손꼽혔던 작품들이다.
이밖의 다른 영화사들도 잇따라 참가작을 포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사태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11월 영화인 협회에서 탈퇴, 독립한 한국 영화 감독협회(회장 권영순)는 20일 『영화인 협회가 감독협회 소속 감독들의 영화제작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감독 협회는『영화인 협회가 최근 배우·촬영 등 산하 8개 분과위원회에「감독협회 소속 감독들은 비회원이라는 점을 인식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고 제작에 협조하지 말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최근 제작에 들어가려던 정지영 감독의『남부군』, 이장호 감독의『미스 코뿔소 미스터 코란도』, 신승수 감독의 『빨간 여배우』등의 출연 배우·촬영기사 등이 갑자기 계약을 기피, 제작이 중단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곧 제작에 들어갈 장선우 감독의 『붉은 방』등 8편이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영화인 협회가 빠른 시일 안에 이를 시정하지 않을 경우 ▲영화인 협회 이사장과 각 분과 위원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고 ▲24일의 대종상 영화제에 불참, 수상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태에 대해 유동훈 이사장은「망언」부분은『심사에 대해 여러 좋지 않은 소문이 나돌아 한 심사위원에게 주의 준 것이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영화인 협회에서 감독 협회에 협조하지 말자고 공식 결의했거나 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각 분과마다 자체적으로 그같은 움직임이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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