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사이에는 얽히고설킨 인연이 하나 있다.
지난 2015년 2월8일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서 문 대통령은 접전 끝에 비문계 박지원 후보를 누르고 당 대표에 올랐다. 하지만 그해 3월의 첫 번째 인사에서부터 비문의 반발을 샀다.
'조직사무부총장' 자리를 놓고서였다. 친문계가 자파 인사를 이 자리에 앉히려 하자 주승용 최고위원이 당무 거부에 돌입하는 등 비문계가 강력 반발했다. 당시 당내에선 조직사무부총장을 ‘이조전랑(吏曹銓郞)’이라 불렀다. 실제로 조직과 인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면서, 결국에는 조선시대 동인-서인 붕당정치를 부른 이조전랑 자리와 조직사무부총장은 흡사했다.
내분이 심화할 조짐을 보이자 문 대통령은 '탕평인사' 카드를 빼 들었다. 그게 초선의 김관영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고시 3관왕 출신 경제통이다. 성균관대 재학 중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최연소)한 뒤 다시 행정고시 재경직에 합격해 재정경제부 사무관으로 일하다 사법시험까지 합격해 김앤장 변호사로 활동했다. 2012년 정계에 입문해선 김한길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내 비문계로 분류됐다.
문 대통령은 김관영 의원을 상당히 신임했다. 조직사무부총장을 시킨 뒤 얼마 안 돼 '수석부총장'으로 지위를 한 계단 격상시켰다. 하지만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연합에 분당 쓰나미가 몰려오면서 김관영 부총장도 비문계와 함께 탈당을 선택해 문 대통령과는 가는 길이 달라졌다.
김관영 의원이 조직사무부총장을 맡기 전, 친문계가 임명을 밀어붙이려 했던 인사가 공교롭게 한병도 정무수석이었다. 한병도 정무수석은 원광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열린우리당 의원,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을 지낸 친노-친문 인사다. 청와대와 야권의 중요한 협치 채널로 부상해 있는 김관영-한병도 라인은 한때 '이조전랑' 경쟁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