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늘어선 줄 예사롭지 않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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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31일 전국 1만3106개 투표소에서 실시된 투표 결과 전국 투표율은 51.3%를 기록했다. 2002년 지방선거 투표율인 48.9%보다 2.4%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총 선거인 수 3706만4282명 중 1900만91명이 투표했다.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투표율은 68.4%, 1998년 제2회 선거는 52.7%였다. 올해 지방선거 투표율이 50%를 넘긴 것은 역대 최저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란 우려를 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초 투표율 하락에 대한 경보음은 여러 곳에서 있었다. 선관위가 8~9일 전국 유권자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지방선거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유권자는 56.7%에 불과했다. 2002년 60.3%보다 낮은 수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투표율은 50% 이상으로 높았다. 선거 전문가들은 투표율 상승의 원인으로 덜 달아오른 월드컵 열기를 우선 꼽았다.

박근혜 대표에 대한 테러사건이 한나라당 표를 결집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무능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정서가 중산층 유권자를 자극했다는 설명도 있다. 결국 '성난 민심'이 작용한 결과라는 얘기다.

올해는 매니페스토 선거 원년으로 꼽힌다. 정책선거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지방선거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곤두박질 칠 수 있었던 투표율을 끌어올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선관위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후보 선택 시 고려 사항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정책이나 공약'이라고 응답한 유권자가 23.7%였다. 2002년 13.9%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신용호.남궁욱 기자

고개숙인 '노의 사람들'
'차출 장관 6인' 완패

이번 선거에서'노무현의 사람'들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서울시장 강금실 후보, 경남지사 김두관 후보, 경기지사 진대제 후보, 충남지사 오영교 후보, 부산시장 오거돈 후보, 대구시장 이재용 후보가 그들이다. 이들의 상대 후보는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다. 그것도 60~70%를 득표한 상대 후보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치는 20~30%의 표를 얻는 데 그쳤다. 완패였다는 얘기다.

이들은 5.31 지방선거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후보로 간주돼 왔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렇지만 모두 패배했다. 노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와 여권의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건 이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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