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나가는 엄마 자녀걱정 "태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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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의 저소득층 취업여성은 저임금·장시간 노동과 함께 집에서는 가사노동을 담당해야하는 이중부담을 안고 산다. 영세지역 일하는 엄마의 어린이들 역시 부모의 보호 없이 방치되어 성장기에 필수적인 영양·교육·애정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란다.
따라서 저소득층 취업모를 의한 취업조건 개선과 탁아소등 아동보육시설의 설치가 시급하고 이는 또한 사회복지차원에서 국가와 민간단체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관심을 모은다.
이는 한국 여성개발원조사연구실 안순덕·변화순·윤영숙·강선혜·서영준팀이 지난해 실시한 「영세지역 아동보육 및 환경에 관한 연구」의 주요내용.
조사대상은 서울·대구·부산·인천·성남 등 전국도시 영세지역의 0∼6세 자녀를 가진 취업모 1천명이었다.
이들 취업모의 주간 평균 노동시간은 75.1시간으로 일반 근로자의 평균 노동시간 52·5시간보다 20시간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취업모의 주간평균 가사노동시간은 29.2시간이었다.
취업모가 일하는 동안 아동들을 집에 준방치 상태로 두는 경우가 가장 많아 43.9%, 개별대행에 의존하는 경우는 18·6%, 보육시설 이용 15.8%, 방치는 13.6%, 작업장 준방치 8.1%였다
이들 아동들은 1주간 급성상병 이환율이 1천명당 322.7명으로 전국치 142.1명의 2.3 배가 높고 만성상병 이환율은 5.8명이나 되는 높은 비율을 보여 건강관리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개별대행자는 시집과 친정부모가 가장 많아 81.1%, 형제·자매·친구·이웃이 10.8%, 큰 자녀와 남편이 8.1%였다. 보육시설은 새마을유아원이 가장 많아 26.1%, 지역탁아소 22·2%,선교원 17·0%, 예체능 및 주산학원 13·7%, 유치원 12·4%, 가정탁아 7·8%의 순.
작업장에 자녀를 준방치하는 취업모의 65.4%가 아이를 돌봐줄 적당한 장소가 없어서라고 답했고, 집에 준방치하는 취업모의 48·6%는 아이를 돌보면서 작업할 수 없어서이고 31·4%는 아이를 맡길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영세지역에 적합한 탁아소설치를 위해 ▲종합적 아동보육제도를 위한 법적 근거마련 ▲탁아소 설치 및 개선을 위한 국가예산확보 ▲민간시설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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