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보수 변신 이유…운동권 출신들 아직 사회주의혁명에 빠져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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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혁명에 빠져 있던 운동권 출신들이 아직도 거기에서 졸업을 못 한 것 같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뉴스1]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뉴스1]

연일 강경발언을 통해 최근‘보수의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는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 의원은 6년 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의 인재영입 대상으로 발탁돼 정계에 진출했다. 민주당 제19대 국회의원, 민주당 제20대 국회의원,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민주당 원내부대변인, 민주당 원내부대표, 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 등을 지낸 바 있다. 그런 그가 요즘에는 ‘보수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180도 다른 색깔을 내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수 정치인으로 변신 이유를 묻자 민주당 내부의 운동권 정서를 가장 먼저 꼽았다.

이 의원은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이었다. 내가 인재 영입될 당시만 해도 민주당은 지금처럼 운동권 중심이 아니었다. 우파 정당이 전근대적인 권위주의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그때는 민주당이 정치개혁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합류한 뒤 운동권의 민주당 장악은 급격하게 이뤄졌다”며 “정치를 하지 않았던 신인이다 보니 깊숙한 내부 구조라든가 역사를 잘 몰랐다”고 말했다.

‘운동권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탈당을 결심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민주당과 경제를 보는 시각이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시장원리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그들은 가치 평가의 잣대로 대하더라. 그런데 경제라는 것은 아무리 윤리적으로 옳고 좋은 의도를 가졌더라도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국가는 시장원리를 이해하고 시장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야지, 시장 자체를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주의 혁명에 빠져있던 사람들이 아직도 거기에서 완전히 졸업하지 못한 것 같다. 운동권이 과거 한국 정치에서 큰 역할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할 역할이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나는 그들과 경쟁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치켜세운 데 대한 여권 지지자의 비판이 거셌다’는 지적에 이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독재는 비판하고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그 열악한 시대에 정말 천재가 아니고서는 어떻게 그런 탁월한 통찰력을 갖고 괄목할 성장을 이뤄냈을까 싶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하나였더라도 사회주의로 통일됐다면 지금 인권도 없는 나라에서 살고 있지 않겠나”고 답했다.

그의 우클릭 행보가 2020년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는 질문에 이 의원은 “총선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 지금은 지역구나 당선에 대한 고민보다 큰 싸움을 해야 할 때다. 지금 보수 분열을 봉합해서 결집하지 못하면 어차피 (당선이) 안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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