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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라는 컬러, 보석으로 빛나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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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8호 08면

까르띠에 2018 새 하이 주얼리 컬렉션 ‘콜로라투라 드 까르띠에’

까르띠에 새 하이 주얼리 컬렉션 ‘콜로라투라 드 까르띠에’ 중 ‘크로마포니아’ [사진 Bernard Lagace & Lysandre Le cleac’h ⓒCartier]

까르띠에 새 하이 주얼리 컬렉션 ‘콜로라투라 드 까르띠에’ 중 ‘크로마포니아’ [사진 Bernard Lagace & Lysandre Le cleac’h ⓒCartier]

‘콜로라투라(Coloratura)’는 18~19세기에 오페라 아리아 등에 즐겨 쓰인 선율 혹은 그 양식으로, 화려한 악구가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고난도로 유명한, 모차르트의 ‘마적’ 중 ‘밤의 여왕의 아리아’ 같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를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라고 한다. 음표 하나하나가 진폭이 크고 날렵하면서도 임팩트가 있어서, 아무나 부를 수 있는 노래는 아니다.

까르띠에가 새로 선보인 올해 하이 주얼리 컬렉션 ‘콜로라투라 드 까르띠에(Coloratura de Cartier)’는 이 독창적인 음악적 유려함 위에 현란한 색채감을 또렷하게 부각했다. 지난 7월 초 프랑스 파리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새 컬렉션 공개 행사에서도 ‘콜로라투라(Coloratura)’라는 글자에서 ‘컬러(Color)’에만 다른 색상을 적용하며 이를 중의적으로 강조했다. 그럴 정도로 새 컬렉션의 컬러 감각은 놀라웠다. 세계 각국의 전통 문화예술에서 얻은 영감으로 풀어낸 방식도 독특했다.

중앙SUNDAY S매거진이 까르띠에에서 ‘이미지·스타일·헤리티지(Image, Style & Heritage)’ 부문 디렉터를 맡고 있는 피에르 레네로(Pierre Rainero)를 e메일로 만나 좀 더 자세한 하이 주얼리 세상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 ‘콜로라투라 드 까르띠에’ 컬렉션의 특징은 전 세계 여러 나라와 대륙의 문화와 예술을 마치 세계 일주를 하는 것처럼 각각의 색상과 스타일로 구분해 담아냈다는 점이다. 하이 주얼리는 희귀한 원석을 숙련된 장인들이 탁월한 디자인 감각을 담아 만들어낸 유니크 피스를 의미하는데, 특히 이번 컬렉션에는 선명하고 영롱한 색상이 두드러졌다.

‘홀리카’ 제작을 위한 스케치 [사진 Laziz Hamani~Effects:Warren du Preez & Nick Thornton Jones ⓒCartier]

‘홀리카’ 제작을 위한 스케치 [사진 Laziz Hamani~Effects:Warren du Preez & Nick Thornton Jones ⓒCartier]

‘홀리카’ 브레이슬릿 [사진 Vincent Wulveryck ⓒCartier]

‘홀리카’ 브레이슬릿 [사진 Vincent Wulveryck ⓒCartier]

600점 가량의 주얼리가 전시된 행사장에서 새 컬렉션은 6가지 테마로 구분됐다. 첫 번째 테마는 인도의 전통 축제 ‘홀리(Holi)’에서 영감을 얻은  ‘홀리카(HOLIKA)’. 홀리는 겨울이 끝나고 봄이 왔음을 알리며 이를 축하하는 봄맞이 축제다. 힌두력으로 12월 보름날 거행되는데, 흰색 옷을 입고 나와 서로에게 형형색색 물감을 뿌려대며 살아 있는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홀리카 브레이슬릿의 대부분을 이루는 겨자색 보석은 크리소베릴 비즈로, 축제 기간 동안 인도의 거리 곳곳에서 흩뿌려지는 염료와 대표적인 전통 음식 카레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요시노’(위) ‘마쯔리’(아래) [사진 Bernard Lagace & Lysandre Le cleac’h ⓒCartier]

‘요시노’(위) ‘마쯔리’(아래) [사진 Bernard Lagace & Lysandre Le cleac’h ⓒCartier]

‘마쯔리’ 브레이슬릿 [사진 Vincent Wulveryck ⓒCartier]

‘마쯔리’ 브레이슬릿 [사진 Vincent Wulveryck ⓒCartier]

두 번째 테마는 ‘마쯔리(MATSURI)’. 일본의 축제를 지칭하는 이 말은 이번 컬렉션에서는 아시아 지역의 축제를 총칭하는 단어로 쓰였다. 축제 때 주로 등불을 사용한다는 것에 착안, 전통 종이 등불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마쯔리 링의 경우 문양을 거북이 등무늬처럼 기하학적으로 구현한 플래티늄 사이로 검정 오닉스를 끼워넣고, 그 위에 싱그러운 그린의 느낌을 간직한 26.20 캐럿의 투르말린을 얹어 산뜻한 느낌을 강조했다.

‘요시노(YOSHINO)’는 벚꽃으로 유명한 일본의 요시노산(吉野山)에서 영감을 얻었다. 모가나이트·핑크 투르말린·오팔이 만들어내는 ‘핑크핑크’한 느낌이 일본의 벚꽃 축제인 ‘하나미(花見)’를 연상시킨다.

네 번째 컬렉션 ‘카나가(KANAGA)’의 모티브는 원시의 대륙 아프리카. 특히 말리 공화국 도곤족의 다마(Dama) 축제에서 거행되는 전통 춤에서 영감을 얻었다. ‘삶과 죽음의 축제’라는 뜻을 가진 이 춤을 출 때 무용수들은 사롱(sarong)이라는 긴 천을 허리에 두르는데, 그 출렁임을 전하기 위해 스트링 기법을 사용했다. 까르띠에 관계자는 “자세히 보면 스핀의 모양이 다 다른데, 형식미를 이루려고 장인들이 스피넬 비즈를 하나하나 골라내 다시 엮는 모습을 상상해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까르띠에 ‘카나가’를 착용한 모델 [사진 Warren du Preez & Nick Thornton Jones ⓒCartier]

까르띠에 ‘카나가’를 착용한 모델 [사진 Warren du Preez & Nick Thornton Jones ⓒCartier]

‘카나가’ 제작을 위한 스케치 [사진 Laziz Hamani~Effects:Warren du Preez & Nick Thornton Jones ⓒCartier]

‘카나가’ 제작을 위한 스케치 [사진 Laziz Hamani~Effects:Warren du Preez & Nick Thornton Jones ⓒCartier]

까르띠에 ‘카나가’ [사진 Vincent Wulveryck]

까르띠에 ‘카나가’ [사진 Vincent Wulveryck]

‘오리엔포니’ 손목시계 [사진 Vincent Wulveryck ⓒCartier]

‘오리엔포니’ 손목시계 [사진 Vincent Wulveryck ⓒCartier]

‘오리엔포니(ORIENPHONIE)’ 컬렉션은 남태평양 원주민들이 신성시하는 조개와 형태가 닮아 있다. 이 지역 남성들이 종교 의식에서 착용하던 팔찌와 발찌에서 힌트를 얻었다. 1910년대부터 메종의 시그니처 컬러 팔레트로 사용되고 있는 주황색 코럴과 오닉스를 중심으로 사용했다.

2점은 컴퓨터가 설계, 장인이 완성

마지막은 ‘크로마포니아(CHROMAPHO-NIA)’ 컬렉션. 헝가리 민속의상인 자수 장식의 플리츠 페티 코트에서 영감을 받았다. 선명한 청록색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아프가니스탄 에메랄드를 중심으로 다이아몬드와 오닉스, 터콰이즈, 만다린 가넷이 완벽한 까르띠에의 컬러 팔레트를 구성한다.

‘요시노’ 제작을 위한 스케치 [사진 Laziz Hamani~Effects:Warren du Preez & Nick Thornton Jones ⓒCartier]

‘요시노’ 제작을 위한 스케치 [사진 Laziz Hamani~Effects:Warren du Preez & Nick Thornton Jones ⓒCartier]

‘요시노’ 네크리스 [사진 Vincent Wulveryck ⓒCartier]

‘요시노’ 네크리스 [사진 Vincent Wulveryck ⓒCartier]

유난히 다채로운 색상의 원석을 많이 활용한 이번 컬렉션에 대해 까르띠에 관계자는 “예로부터 전세계 곳곳에 귀한 보석들이 있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왕의 보석’이라는 명성을 가진 까르띠에의 전문가들을 인도 등 아시아 각국의 왕과 귀족들이 초청하면서 지역의 보석들이 유럽에 알려지게 됐고 이것이 까르띠에 아카이브의 원천을 이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다 정교한 디테일을 위해 컴퓨터를 적극 활용한 것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것이 마쯔리와 오리엔포니 컬렉션이다. CAD를 이용해 반복되는 패턴을 정확하게 설계하고, 이를 장인들이 섬세한 손길로 다듬어냈다.

까르띠에 관계자는 “드로잉은 손으로만 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필요하면 컴퓨터의 힘도 빌리자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며 “컴퓨터의 좌우대칭 설계가 워낙 정교해 손으로 깎아내야 하는 장인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단 한 명을 위한 감동 추구”

피에르 레네로 이미지·스타일·헤리티지 디렉터

피에르 레네로

피에르 레네로


1958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피에르 레네로(Pierre Rainero) ‘이미지·스타일·헤리티지’ 부문 총괄 디렉터는 1984년 까르띠에에 국제 광고 매니저로 입사했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15년간 이미지·스타일·헤리티지 팀의 디렉터로 일해왔다. 1500종이 넘는 역사적 제품을 보유한 까르띠에 컬렉션을 활용해 전세계 뮤지엄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벌이는 등 ‘까르띠에 스타일’ 구축에 전념하고 있다.

‘이미지, 스타일 및 전통’ 디렉터는 무슨 일을 하는 자리인가.  
“나는 까르띠에만의 스타일을 표현하는 창의적인 프로세스를 책임지고 있다. 오늘날은 물론 앞으로의 스타일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자리다. 까르띠에는 모든 작업을 2~3년 앞을 염두에 두고 진행하고 있다. 헤리티지는 까르띠에를 오늘날의 까르띠에로 이끈 요소들과 연결된 모든 것을 의미한다. 제작 프로세스, 크리에이티브 프로세스, 메이킹 및 작품 상용화에 연결된 모든 정보인 ‘까르띠에 아카이브’를 관리하고 있는데, 관련 정보는 기밀로 유지된다.”  
특히 ‘전통’이라는 부분이 궁금하다. 오래된 전통이 현대 컬렉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우리는 과거를 그대로 답습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까르띠에의 스타일은 미학적 어휘의 문법으로 구성되므로 실제로 하나의 언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의 고객들이 주얼리나 시계, 진귀한 오브제를 바라보는 방식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각기 다른 삶의 방식과 연결되어 있다. 1세기 전, 30년 전, 5년 전과 관점이 다르다는 애기다. 그래서 우리는 아름다운 오브제를 만든다는 기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의 언어를 지속적으로 변화시켜 나간다. 이것이 바로 까르띠에가 작품을 제작하는, 변하지 않는 원칙이다.”  
7월 5일 파리 카레 궁정에서 열린 ‘콜로라투라 드 까르띠에’ 컬렉션 갈라 디너에 참석한 셀러브리티. 왼쪽부터 할리우드 스타 나오미 왓츠,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멜라니 로랑, 인도 배우 프리다 핀토, 이탈리아 배우 모니카 벨루치와 비앙카 브란돌리니 [사진 Francois Goize ⓒCartier]

7월 5일 파리 카레 궁정에서 열린 ‘콜로라투라 드 까르띠에’ 컬렉션 갈라 디너에 참석한 셀러브리티. 왼쪽부터 할리우드 스타 나오미 왓츠,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멜라니 로랑, 인도 배우 프리다 핀토, 이탈리아 배우 모니카 벨루치와 비앙카 브란돌리니 [사진 Francois Goize ⓒCartier]

하이 주얼리 컬렉션의 특징이라면.  
“하이 주얼리는 유니크 피스만으로 구성되어 있고, 가장 고급스럽고 진귀한 스톤만 사용하는 장인 정신의 결정체다. 까르띠에에서 제작할 수 있는 가장 진귀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까르띠에 스타일이 고스란히 반영된 컬렉션이기도 하다.”  
이번 컬렉션에서 기존 하이 주얼리 컬렉션과 차이를 두고자 한 점은.  
“컬러에 대한 독창적인 작업 방식이다. 처음부터 영감이 주는 테마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컬러에 대한 까르띠에의 새로운 비전을 표현하고자 했다.”  
인도, 아프리카, 일본 등 여러 곳의 다양한 문화가 느껴져서 흥미롭다.  
“서양 세계와는 다른 문명, 모든 다른 문화는 까르띠에에 영감을 준다. 세계를 향한 국제적 관심, 과거만이 아닌 오늘날의 세상을 향한 관심이 특히 까르띠에의 특성이다. 보편적인 호기심에 대한 시각을 담고 있는 작품이야말로 가장 흥미롭다. 작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세상 아닌가.”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의 스타일이란.  
“주얼리는 입체물이라는 측면에서 현대 건축가들의 작업과도 유사한 면이 있다. 하지만 주얼리는 착용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다. 모든 창작 과정에서 작품을 착용하고 살아가는 사람을 상상해야 한다. 까르띠에 제품을 착용한다는 것은 자신이 지닌 특별한 개성을 대표하는 작품을 손에 넣는 것이다. ‘바로 이거야, 이게 바로 나지’라는 생각이 들도록, 착용자의 안목과 취향을 드러내야 한다. 하이 주얼리는 모든 고객의 전반적인 삶의 방식을 고려하면서도 단 한 사람을 감동시켜야 하고, 단 한 사람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해야 한다. 이 두 가지 관점이 조화를 이루면 성공적인 작품이 탄생한다.” 
7월 5일 파리 카레 궁정에서 열린 ‘콜로라투라 드 까르띠에’ 컬렉션 갈라 디너 공연 모습 [사진 Francois Goize ⓒCartier]

7월 5일 파리 카레 궁정에서 열린 ‘콜로라투라 드 까르띠에’ 컬렉션 갈라 디너 공연 모습 [사진 Francois Goize ⓒCartier]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주얼리는.  
“‘크로마포니아’의 경우 몇 가지 새로운 창작 요소가 도입됐지만 누가 보아도 까르띠에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까르띠에는 보통 레드와 그린 컬러의 조화로 인식된다. 이 컬렉션에서는 까르띠에에서 그간 잘 사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젬스톤인 터콰이즈를 작은 점처럼 장식, 눈에는 보이나 즉시 인식하기는 힘든 특별한 스타일로 디자인에 녹였다. 즉 전체 인식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즉시 그 이유와 방식을 이해하기는 힘들고, 작품의 구조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비로소 인식하게 된다. 이 작품은 스타일과 작품 측면에서 까르띠에의 작업을 대변한다. 작품을 보는 순간 까르띠에 작품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고, 동시에 까르띠에가 오늘날의 작품을 이끌어갈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로마포니아’ 네크리스 [사진 Vincent Wulveryck ⓒCartier]

‘크로마포니아’ 네크리스 [사진 Vincent Wulveryck ⓒCartier]

까르띠에 콜로라투라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13일부터 22일까지 서울 포시즌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단, 초청자만 입장할 수 있는 인비테이션 온리 행사다.

파리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사진 까르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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