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장정석 넥센 감독 "선수들에게 엎드려 절을 해야겠다"

중앙일보

입력

넥센 히어로즈의 포스트시즌에서 10경기에 마무리 됐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아쉬운 점은 없다. 선수들에게 엎드려 절을 해야할 정도로 고마운 마음"이라고 했다.

넥센 장정석 감독. 양광삼 기자

넥센 장정석 감독. 양광삼 기자

넥센은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0회 연장 접전 끝에 10-11로 졌다.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놓고 이뤄진 끝장승부라서 경기는 드라마틱했다.

넥센은 8회까지 4-9로 뒤지고 있었지만, 9회 대거 5점을 뽑았다. 백미는 9회 초 2사 주자 2루에서 박병호가 바뀐 투수 신재웅을 상대로 쏘아올린 동점 투런포였다. 이날 전까지 앞선 1~4차전 동안 타율 0.071(14타수 1안타)에 그쳤던 박병호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한 방을 날려줬다.

박병호의 홈런으로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분위기를 가져온 넥센은 10회 초에도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선두타자 임병욱이 2루타를 치고 나갔고, 김민성이 우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역전타를 날렸다. 하지만 10회 말 SK 김강민과 한동민이 넥센 투수 신재영을 상대로 연달아 홈런을 쏘아올려 승부가 뒤집어졌다.

장정석 감독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상상도 못할 경기를 했다. 아쉬웠던 부분도 없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 내가 선수들 앞에서 엎드려 절을 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했다.

9회초 2사 2루에서 넥센 박병호가 동점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연합뉴스]

9회초 2사 2루에서 넥센 박병호가 동점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연합뉴스]

이어 "9회에 박병호에게 기대를 했다. 수석코치에게 '병호까지 가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는데 정말로 그렇게 됐고, 홈런을 쳤다.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번 시리즈 내내 박병호, 김민성 등 베테랑이 부진했지만, 장 감독은 항상 "꼭 쳐줄 거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믿음에 선수들이 보답했다. 비록 졌지만 박병호가 9회 동점포, 김민성이 10회 역전타를 쳤다.

정규시즌 4위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1경기)을 시작으로 준플레이오프(4경기), 플레이오프(5경기)를 치르면서 임병욱, 송성문, 안우진 등 보석을 많이 발견했다. 장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라서 이번 가을야구 경험은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에게도 올해 포스트시즌은 무척 소중한 시간이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인천=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