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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교황청 대사관서 인골 발견…35년 전 ‘15세 소녀 실종사건’과 연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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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 교황청 대사관 정문, 에마누엘라 오를란디 실종 관련 포스터. [AP=연합뉴스]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 대사관 정문, 에마누엘라 오를란디 실종 관련 포스터. [AP=연합뉴스]

이탈리아 로마 시내에 있는 교황청 대사관에서 사람의 뼈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교황청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 대사관 건물에서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하던 도중 인골이 발견돼 당국에 즉각 신고했다고 밝혔다.

교황청의 성명에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이번 일이 35년 전 로마에서 발생한 10대 소녀 2명의 실종 사건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1983년 6월 로마에서는 당시 15세이던 에마누엘라 오를란디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이에 앞서 40일 전엔 미렐라 그레고리가 사라지는 등 2건의 유사한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

오를란디는 실종 당시 시내 한복판에서 음악 교습을 마친 것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집에 귀가하지 않았고, 그레고리는 집으로 걸려온 인터폰을 받고 친구를 만나러 나간 뒤 사라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소녀들의 납치, 살해 가능성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이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으나, 오늘날까지 뚜렷한 실마리를 발견하지 못했다.

두 소녀는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였으나, 경찰은 두 건의 실종 사건이 서로 연관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벌여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교황청 직원의 딸로 알려진 오를란디의 실종을 두고선 각종 음모론이 나왔다. 오를란디가 198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암살하려다가 투옥된 터키 출신 용의자의 석방을 끌어내기 위한 세력에 의해 납치됐다거나 교황청 내부의 성범죄자에 의해 희생됐다는 등의 주장이 제기됐다.

현지 경찰은 이번에 발견된 유해가 오를란디 또는 그레고리의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DNA 조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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