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직통전화 개설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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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판문점=안희창 기자】남북 고위당국자회담을 위한 첫 예비회담이 8일 오전 판문점 우리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렸으나 북측이 팀스피리트 훈련중지를 선결조건으로 내세워 회담명칭·대표단구성·의제문제 등 본회담의 절차문제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제2차 예비회담을 오는 3월 2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개최키로만 합의하고 성과 없이 끝났다.
이날 회담에서 북측은『회담분위기를 좋게 하기위해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지할 것』를 요구했고, 우리측은『북측이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지하도록 하려면 군비증강과 군사력의 전진배치 등 공격적인 대세를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하고『팀스피리트 문제와 남북 고위당국자회담을 위한 예비회담과는 별개의 문제』인만큼 본회담의 절차문제 협의에 들어갈 것을 촉구해 회담이 전혀 진전을 보지 못했다.
회담이 끝난 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한호 통일원차관은 기자회견을 갖고『북측이 오늘 회담에서 팀스피리트 훈련 중지약속을 전제조건화한 주장으로 일관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하고『특히 회담의 절차문제를 전혀 협의하지 못해 사실상 다음 번 회담에서나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어『그러나 우리측은 북측의 입장을 폭넓게 이해하고 앞으로도 대화를 계속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북측의 백남준 단장도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팀스피리트 훈련중지 문제에 대해 남측이 아무런 대답을 주지않아 이날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다』고 밝혔다.
백 단장은 이어『팀스피리트 훈련이 방어훈련이라면 남측 군대만으로 실시하고 규모를 줄이며 명칭도 바꾸어 훈련을 해야 할 것』이라며『이러한 우리 요구에 대해 남측이 심사숙고한 뒤 긍정적인 답변을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한호 통일원차관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고위회담의 명칭은「남북 고위당국자회담」또는「남북총리회담」으로 하고 ▲본회담 대표단구성은 쌍방 총리를 수석대표로 하여 군참모총장급을 포함하는 7명으로 하고 40명의 수행원과 50명의 보도진을 대동할 것을 제의했다.
송 대표는 이어 본회담 개최일시 및 장소는 예비회담 종결 후 1개월 이내로 하되 본회담은 서울과 평양에서 번갈아 개최하고 제1차 본회담은 서울에서, 제2차 본회담은 평양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송 대표는 또 본회담의 운영절차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되 쌍방 합의에 따라 공개로 할 수 있고 의전문제는 쌍방 실무대표 간의 별도접촉을 통해 협의, 해결하는 한편 기타 회의기록·왕래절차·신변안전·편의제공 등은 과거 남북대화의 선례를 준용할 것을 제의했다.
송 대표는 이어 본회담의 핵심인 의제문제는 ▲상호비방·중상 중지문제 ▲상호존중 및 불간섭문제 ▲다각적 교류와 협력실시문제 ▲남북 고위군사당국자간의 직통전화 가설, 비 비무장지대의 비무장화 및 평화적 이용, 군인사의 상호교류, 대규모훈련의 사전통보 및 참관초청 등 군사적 신뢰 구축문제 ▲남북정상회담 개최문제 ▲기타 쌍방이 제기하는 문제 등 6개 항을 제기했다.
북한의 백남준 단장은 이날 기조발언을 통해 의제를「남북사이의 당면한 정치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데 대하여」로 포괄적으로 제기하고 회담명칭은「남북고위급 정치군사회담」으로 하자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백 단장은 본회담은 예비회담이 끝난 뒤 1개월 안에 시작하되 장소는 서울과 평양으로 하여 1차회담은 평양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백 단장은 또 대표단은 군 실권자 2명 정도를 포함한 각기 7명으로 구성하여 단장은 총리가 맡도록 하자고 밝혔다.
북측은 이어 회담은 공개를 원칙으로 하되 합의에 따라 비공개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수행원은 20명, 취재기자는 각각 50명 씩으로 하자는 입장을 제시했다.
백 단장은『팀스피리트 훈련은 조선반도의 정세를 극도로 긴장시키고 북과 남 사이의 오해와 불신·대결을 격화시킨다』며『평화통일의 길을 가로막는 팀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은 무조건 중지할 것을 정식 요구한다』고 말했다.
백 단장은『팀스피리트 훈련은 조선반도의 정세를 극도로 긴장시키고 북과 남 사이의 오해와 불신·대결을 격화시킨다』며『평화통일의 길을 가로막는 팀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은 무조건 중지할 것을 정식 요구한다』고 말했다.
백 단장은 최근 남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북한관련 출판물에 대한 단속에도 언급,『북반부를 소개한 출판물을 압수하고, 출판을 중지시키고, 거기에 관계했던 사람들을 연행해가는 부당한 행동을 당장 중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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