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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4년 반 만에 국가 만들었지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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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탈레반 정권이 붕괴한 지 약 4년 반 만에 아프가니스탄 국민이 마침내 국가(國歌)를 갖게 됐다. 하지만 직접 연주하는 모습은 볼 수 없다. 연주할 오케스트라나, 국가를 부를 가수가 없기 때문이다.

새 국가는 14일 수도 카불의 정부 청사 앞에서 CD로 발표됐다. CD 녹음도 국내가 아닌 독일에서 이뤄졌다. 샤 자만 우라이즈 공보부 출판담당자는 "정부의 큰 행사에서 꼭 필요한 경우 CD를 틀고 국내 음악가들이 연주하는 시늉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사는 미국 거주 아프가니스탄 작가인 압둘 바라 자하니가 썼다. 작곡은 독일에 거주하는 이주 음악가 바브라크 와사가 맡았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아프가니스탄 출신 가수들이 독일에서 CD 녹음을 마쳤다.

우여곡절 끝에 수년 만에 완성된 새 국가지만 논란도 많다. 헌법에 따라 가사는 아프가니스탄의 최대 부족인 파슈투족 언어로 만들어졌다.

일부에서는 최소 7개 언어로 번역돼 불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 국가는 또 헌법의 이슬람 정신에 따라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는 구절도 넣었다. 이에 대해 세속주의 개혁가들은 종교적 색채가 짙다며 비난하고 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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