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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문화연구의 획기적 자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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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국립중앙박물관에 의해 보존 처리가 완료된 『무구정광대타나니경』은 지난66년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세계최고의 목판 인쇄본 타나니경이다. 신라경덕왕 10년(751년) 불국사를 중창할 때 석가탑에 봉안한 것으로 종래 현존하는 최고의 타나니경으로 알려진 일본의 백만탑타나니경(770년)보다 앞선 것이다.
이 타나니경은 전장 약6·2m, 폭6·7cm크기에 길이 54cm 정도의 닥종이 12장을 이어 만든 목판인쇄 두루마리로 발견 당시 직경 2·8mm정도의 가는 나무축에 말린 상태로 비단보자기에 싸여 있었다.
보자기는 부식이 심하여 원형이 똑똑하지 않고 타나니경은 충해로 전반부 2·5m는 1∼2행씩 없어져 33조각이 났고 내부로 들어가면서 약간씩 상태가 좋아져 끝 부분은 거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지질은 모두 산화·약화되어 부스러져 있어 보존처리가 시급했다.
함께 보존 처리된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754∼755년)은 폭 29·2cm, 길이 14m의 두루마리로 당나라 칙천무후2년(699년)실차난타가 번역한 80권본 신역 화엄경의 필사본으로 현존하는 최고의 신라사경이다, 특히 경의 말미에 있는 발문의 내용을 통해 발원자·종이·사경제작과정과 그 의식, 제작인원 및 구성, 그들의 관직명 등 전반적 제작상황을 확인할 수 있고 특히 이 이독가 사용되어 국문학상으로도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서체도 유려한 필치이면서 탄력과 긴장감이 넘치고 있는 필력을 보이고 있다. 이 화엄경은 발견 당시 말린 상태로 펼치기 어려운 종이뭉치였는데 2개의 축중 한 축만 펴볼 수 있었다. 펴본 곳의 내용은 신역 화엄경중 권43의 말부터 권50까지였고 말미의 발문으로 가장 오래되고 유일한 신라사경임을 알게 됐다. 이번 보존처리로 20여m나 말려 있던 두루마리를 완전히 펼쳤고 부식하여 파손된 부분도 보완·원상을 회복하였다.
이 화엄경의 표지화인 화엄경변상도 또한 동양최고의 사경화이며 신라 유일의 남아있는 불화로 신라 회화사의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가 된다.
두 국보의 보존처리 작업은 ▲지질조사 ▲수리용 종이제작 ▲적당한 습기를 부분적으로 가하면서 종이의 이완 성질을 이용하여 도구로 전개하고 ▲파손된 종이를 경화시키기 위해 묽은 아교와 후노리를 섞은 용액을 바르는 순으로 작업을 했다. 이어 ▲원지와 동일한 종이로 결손부분을 보완하고 ▲3차배접 ▲건조하는 과정을 밟았다.
이번 보존처리에는 일본 교토(경도)박물관 내 국보수리소인 오카봇코도(강묵광당)의 「오카·이와타로」(강암대낭)등 5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강묵 광당은 19세기말부터 섬유·종이문화재 보존수리를 해온 문화재수리소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이곳에는 한국인 박지선씨가 일하고 있는데 이번 보존처리 작업에 동참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9월 수리작업을 시작하면서 온도·습도를 조절하고 공기정화를 한 특별실에서 외부의 자연광을 차단하고 자외선·열차단 필터를 붙인 램프를 사용하여 수리 작업을 했다. 김원룡·임창순·정량모·한병삼씨 등 문화재위원과 국립박물관 관계자들로 구성된 보존처리 자문위원회가 전반적인 지도와 자문을 맡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앞으로 적당한 시기에 1주일 정도 이들 국보를 일반에 공개하는 전시회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갖고 곧바로 특별보존실에 보존한다. <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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