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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급회담 南 대표단, 차타고 군사분계선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남북 장성급군사회담에 참석한 남측 대표단이 26일 차량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정상회담을 제외하고 판문점 남북회담에서 대표단이 차량으로 MDL을 통과해 상대측 지역으로 이동한 것은 미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제 10차 남북 장성급군사회담에서 북측 수석 대표인 안익산 중장(우리의 소장)은 “경계선(MDL) 넘어오면서 우리가 초대 회담(6월 14일 개최한 8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얘기한 바 대로 경계선 턱이 훨씬 낮아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육군 소장)은 “정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이 비무장화된다는 것을 제 눈으로 오늘 북측으로 넘어오면서 확인했다”며 “오늘 비도 왔는데 차량 이용 편의 등 우리 대표단을 이렇게 극진히 환대해 주셔서 대표단을 대표해 먼저 감사말씀 드린다”고 답했다.

남북 군사당국이 장성급 군사회담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가졌다. [사진 공동취재단]

남북 군사당국이 장성급 군사회담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가졌다. [사진 공동취재단]

그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은 남측(판문점 남측지역)에서 회담이 열릴 경우 북측 대표단은 북측 지역에서 차량에 하차한 뒤 걸어서 MDL을 통과했다. 회담이 북측에서 열릴 경우 반대로 남측 대표단이 인근 지역에서 차량 하차한 뒤 도보로 MDL을 넘었다. 그러나 이번 군사회담에서는 북측의 배려로 차량에서 내리지 않은 채 바로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까지 이동했다는 것이다.

. 제10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 참석한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왼쪽)이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 제10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 참석한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왼쪽)이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안 준장은 “아침에 비가 내리기 때문에 김도윤 수석대표를 비롯해 남측 대표단이 비를 조금이라도 맞으면 이를 어떻게 양해를 구할까 하고 생각했다”며 “어제 저녁까지는 원래 도보로 걸어오는 것으로 돼 있었는데 북남 간에 하는 문제인데 크게 문제 될 것 있나 해서 관계자들과 토론해 차량으로 이동하게끔 조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남 군부가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자세와 입장에서 북남 사이 제기되는 군사현안 문제를 대한다면 역사적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 이행에 여전히 북남군부가 선두주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유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소장은 “안 단장 말씀을 들으니 오늘 회담이 성과 있게 끝나게 될 것 같다”며 “9·19 군사합의 이후 남북 군사당국이 합의서 이행을 위해 보여준 노력은 굉장히 의미가 있고, 또 실효적인 조치들이 정상적으로 이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철원 비무장지대 일대 화살머리고지의 지뢰제거 작업도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제가 북측의 작업 현황을 확인하면서 보니 북측도 200여명 이상의 인원들이 부단히 지뢰제거 작업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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