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총장선출」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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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대학 총·학장선출을 둘러싸고 교수협의회·총학생회·직원노조 등이 제각기 참여를 요구하고 나서 대학가가 또 한차례「총장선출」진통을 겪고 있다.
총장선출을 싸고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고려대의 경우 교수협의회가 총장 선출이 교수고유권한이라고 주장, 학생 등의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데 비해 학생회 등 교내 4개 자치단체는 학내 민주화를 위해 교내자치 단체들이 모두 참여하는 총장선출 방식을 주장하며 교수들과 팽팽히 맞서 개학을 앞둔 대학가 소요에 새로운 불씨가 되고있다.
고려대에서는 1일 오후3시 교수 2백여명이 지난달19일 교수평의원회에서 심의, 상정한 교수들만이 참여하는 총장선출 규정안을 확정하는 임시총회를 열려다 총학생회·강사노조· 조교협의회·대학원 총학생회 등 교내 4개 자치단체소속 5백여명이 회의가 열린 이공대 과학도서관 강당을 점거, 『총장선출에는 교수협의회 외에도 총학생회 등 학내자치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방식이 마련돼야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교수 임시총회가 무산됐다.
학생들은 『학생 등의 참여가 안된 상태에서 총장이 선출될 경우 새학기 학사행정전반에 대한 거부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2일 총장 후보를 선출할 숭실대의 경우에도 교수협의회는 2일 오전10시 과학관에서 오는28일 임기 만료되는 김치선 총장 후임 후보자 1∼2명을 선출키 위해 교수전체회의를 열 계획이나 학생회측은 ▲총장선출에 무능재단의 재량권배제를 위해 전체교수회의는 후보를 1명만 선출하고 ▲후보자 선출과정에서 예비후보자에 대해 학생회측이 질의권을 가질 것 등을 요구, 총장후보 선출과정에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재단비리와 총장퇴진 등 장기간 학내분규가 계속된 세종대는 지난해 11월 교수·직원·학생등 각5명으로 구성된 「총장선출 여론 수렴위원회」의 동의를 얻은 후보자중 전체교수회의에서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이종출 교수(국문과)를 총장으로 선출했으나 두달이 지난 현재까지 문교부의 취임승인이 보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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