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이 어린이집에 꽂힌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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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하나금융지주가 어린이집에 꽂혔다. 하나금융은 22일 전국 22개 지방자치단체와 국공립어린이집 지원을 위한 합동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앞서 맺은 협약까지 더해 전국 29개 지자체에 국공립어린이집을 건립하게 됐다.

전국 22개 지자체와 업무협약 #2020년까지 100개 세우기로

29개 어린이집이 지어질 곳은 강원 삼척시, 충북 진천군, 제주 서귀포시, 서울 송파구 등 다양하다. 하나금융은 지역적 특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 후보지를 선정했다. 경북 울진군은 농어촌 지역 특성상 양질의 국공립어린이집이 부족한 곳이다. 공장과 중소기업이 밀집한 경기 안산시와 화성시는 ‘워킹맘’이 많아 어린이집 입소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서귀포시와 인천 미추홀구에는 장애 영·유아 전담 어린이집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하나금융은 2020년까지 전국에 국공립어린이집과 직장어린이집 100개를 건립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국공립어린이집 90곳은 민자유치 방식으로 각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건립하고, 직장어린이집 10곳은 그룹 자체 수요조사를 통해 설립 및 운영한다는 계획이었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100곳의 어린이집에서 9500명의 아동이 돌봄 서비스를 받게 된다. 최소 5500명의 직·간접 고용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비용은 만만치 않다. 어린이집 한 곳당 평균 11억원이 투입되며 직장어린이집 10곳은 추가로 운영비용까지 든다. 소요 비용을 모두 더하면 15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하나금융의 추산이다.

왜 하나금융은 거액을 투입해 어린이집을 지을까. 발단은 하나금융이 지난 연말 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인 현 사옥으로 이사 오면서 구사옥(현 교원 명동빌딩)에 있던 직장어린이집이 사라진 것이었다. 이를 아쉬워하던 김정태 회장의 제안으로 국공립·직장어린이집 건립 사업이 시작됐다.

이조영 하나금융지주 보육사업지원부장은 “최근 사태들을 보면서 ‘미래세대를 키워낸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제대로 된 보육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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