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없애자 훨훨나는 수제 맥주…청년 일자리도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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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위트에일ㆍ강서맥주ㆍ달서맥주 등 개성 있는 수제 맥주가 전성시대를 맞았다. 규제 완화로 창업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은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게 됐고, 관련 일자리도 늘어났다.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은 기업인과의 청와대 호프 미팅에서 건배주로 수제 맥주인 세븐브로이 맥주를 선택했다. 이는 5년 전에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수제 맥주를 매장 외부로 유통할 수 없다는 규제에 막혀있었기 때문이다. 2002년 소규모 맥주 제조 면허가 도입된 이후 10년이 넘도록 풀리지 않던 규제였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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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한 규제라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2014년 정부는 주세법을 개정해 업체가 수제 맥주를 다른 매장에 팔거나 맥주 축제 등 야외 행사에 공급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지난 4월부터는 마트와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서도 수제 맥주의 유통이 가능해졌다.

규제 거품이 사라지자 수제 맥주 창업 열풍이 불었다. 2014년 54개였던 수제 맥주 업체는 10월 현재 108개로 늘었다. 덩달아 일자리도 증가했다. 지난해 수제맥주협회가 조사한 결과 양조장 1곳당 평균 16.7명, 수제 맥주 전문점 1곳당 평균 24.5명을 고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양조장과 수제 맥주 매장에서 직접 고용한 전체 인원은 1800여명. 프랜차이즈나 개인 매장 등을 합치면 수제 맥주 산업의 전체 고용은 53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덩치를 키운 업체들은 공장을 늘리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를 넘어서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을 준비 중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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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장은 “수제 맥주 업체는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곳곳에 있어서 지역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며 “특히 수제 맥주 업계의 청년 고용원 비율은 77.5%로 청년 실업 문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제 맥주 업계에서는 시장을 더욱 키우기 위해서는 주세 체계를 현재의 종가세(가격 기준)에서 종량제(양 기준)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 “종가세가 수제 맥주 시장의 더 큰 성장을 잡는 규제로 꼽힌다”라며 “종량세로 전환하면 소비자들이 ‘4캔에 1만원’ 가격으로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화선 기자 ss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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