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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만 따지면 돈 못 벌어, 원하는 일 해야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28)

한국재무심리센터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형보다 가치와 사람을 중요시하는 유형이 소득이 더 높았다. [사진 pixabay]

한국재무심리센터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형보다 가치와 사람을 중요시하는 유형이 소득이 더 높았다. [사진 pixabay]

최근 한국재무심리센터에서 FP(자산관리사) 150명의 재무심리진단을 토대로 재무심리와 소득과의 관계 등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전체적으로 돈에 대한 정보에 관심이 많고, 모험적이면서 진취적으로 행동하는 유형(모험가형)이 다른 직업에 비해 소득이 높았다.

특이한 점은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형(숭배형)의 설계사보다 가치와 사람을 중요시하는 설계사가 소득이 더 높았다는 점이다. 성과에 따라 비례보상이 이루어지는 직업 특성상 돈과 성과를 추구하는 FP가 소득이 높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소득이 높을수록 고객과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접했을 때 처음엔 의아하기도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당연한 결과였다. 사람을 만나 설득하고 무형의 가치를 전달하는 업무 성격상 무언가를 팔아 자기 소득을 얻는 데 집중하는 사람보다 고객 관계와 소통, 가치에 집중하는 사람이 신뢰를 얻고 장기적으로 소득이 높은 것이다.

이 결과를 보면서 당장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영업 성과만 좇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철학과 태도를 강화하는 교육·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가치와 사람을 중요시하는 FP가 성공하고 경제적으로 성과를 내는 것일까.

큰 성공을 이루는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 결과와 사례를 담은 책『드라이브』 저자 다니엘 핑크, 청림출판

큰 성공을 이루는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 결과와 사례를 담은 책『드라이브』 저자 다니엘 핑크, 청림출판

베스트셀러 작가 다니엘 핑크는 저서 『드라이브』에서  4.0시대, 공감과 소통, 창의성이 중요한 시대에 큰 성공을 이루는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지 연구결과와 실제 사례를 제시하면서 기존의 고정 관념을 바꾸라고 주장한다.

다니엘 핑크는 이책에서 성공하는 사람의 동기를 세 가지 버전으로 구분한다. 동기 1.0은 생물학적 동기, 생존을 위한 동기다.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해왔다. 과일을 채집하는 것에서부터 죽음을 무릅쓰고 사냥을 하는 것까지 생존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다. 그리고 지금도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

보상만 추구하는 동기 2.0 시대 끝나

동기 2.0은 외재동기, 경제적인 동기다. 경제적인 보상, 외부에서 주어지는 자극, 보상과 벌칙을 말하는데 흔히 ‘당근과 채찍’으로 표현한다. 성과로 평가받는 FP뿐만 아니라 보너스와 인센티브에 의해 움직이는 직장인, 공부하는 학생은 모두 동기 2.0에 의해 움직인다. 경영학은 동기 2.0 이론에 이론적 근거를 두고 발전했다. 성과급제도, 초과 근무수당, 학교에서 실행되는 다양한 상벌 등 대부분의 운영규칙이나 관행은 보상과 처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다니엘 핑크는 심리학에서 실행하는 실험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동기 2.0의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한다. 단순한 일, 반복적인 일, 산업화 시대의 일은 동기 2.0에 의해 좌우되지만, 창의적이고 협동적인 일에선 한계를 있을 뿐만 아니라 때로 방해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기 3.0은 내재 동기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동기가 아니라 스스로 원하는 것, 스스로 의미 부여하는 것을 하게 하는 것이 동기 3.0이다. 외재동기에 근거한 이론과 주장이 주도하던 시절, 내재 동기의 발견은 마치 ‘지구가 돈다’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처럼 당연하지만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이었다.

사람은 돈을 주지 않아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때로 매를 맞고 생명에 위협을 받아도 가치 있는 일을 선택한다. 사람은 당근과 채찍에 반응하는 당나귀가 아니다. 이미 모든 사람이 알고 있고 경험하는 내용을 정리해 보니 동기 3.0이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다니엘 핑크는 생존을 위한 동기 1.0, 보상을 추구하는 동기 2.0에 이어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동기 3.0시대, 내재동기가 이끌어가는 시대, 자발적 동기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라고 주장한다.

다니엘 핑크는 동기 3.0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는데,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동기 3.0시대, 내재동기가 이끌어가는 시대, 자발적 동기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라고 주장한다. [사진 pixabay]

다니엘 핑크는 동기 3.0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는데,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동기 3.0시대, 내재동기가 이끌어가는 시대, 자발적 동기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라고 주장한다. [사진 pixabay]

서로 다른 동기에 의해 움직이는 FP 세 사람이 있다. 세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 “당신은 왜 이 일을 하십니까?” 모두 같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답은 다르다.

한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먹고 살아야죠, 애들 키우고 대출 갚아나가려면 무슨 일이든 해야 하잖아요. 그래도 이 일은 열심히만 하면 먹고 살 수는 있어요.”

또 다른 사람은 “열심히 하면 다른 일보다 소득이 높고 일 년에 한두 번 해외여행을 갈 수 있으니까 최고의 직업이죠. 요즈음 수당이 낮아지고 경기가 안 좋아서 힘들긴 한데, 그래도 한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으니까 좋아요”라고 말한다.

마지막 한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잘못 가입하는 보험을 지적해 주고, 제대로 보장플랜을 짜 주면 기분이 좋아요, 은퇴설계나 상속설계도 가끔 하는데,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수당을 받으니 최고죠”

당신은 누구랑 상담하고 싶고, 누가 오래도록 성공할 것 같은가? 강의를 업으로 하는 나도 마찬가지다. 연일 이어지는 강의가 먹고 사는 일로 다가오면 고통이 된다. 당연히 강의 평가는 낮을 수밖에 없다. 매번 강의할 때마다 강사료를 따지고 수입이 더 높은 강의만을 생각한다면 강사료에 따라 강의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내가 하는 강의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 강의를 들었을 때 수강생들에게 어떤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생각하고 감사해 하면 그 날 강의는 재미있는 경험과 함께 수입을 선물한다. 당연히 강의하는 강사가 즐거우면 강의도 재미있고 평가도 좋기 마련이다. 생각해보면 참 단순하고 당연하고 진부하다. 우리는 너무 뻔한 것을 잊고 힘겹게 살아간다.

스스로 의미 부여해 성과 내는 동기 3.0 시대

동기 3.0은 ‘버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버는 마음’의 핵심이다. 스스로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움직이는 사람,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이 지속가능한 성장과 성과를 만들어내는 시대다. 돈을 더 벌기 위해 돈 계산만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다니엘 핑크와 한국재무심리센터 진단 결과는 웅변한다.

수입이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중요한 것은 스스로 일을 찾아 움직이고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찾고 그것에 감사하고 몰입하는 것이다. [사진 pixabay]

수입이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중요한 것은 스스로 일을 찾아 움직이고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찾고 그것에 감사하고 몰입하는 것이다. [사진 pixabay]

수입을 늘리기 위해, 성과를 높이기 위해 중요한 것은 월급이나 성과금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을 찾아 움직이고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찾고 그것에 감사하고 몰입하는 것이다. 스스로 하다 보면 창의성이 생기고 의미를 부여하면 몰입할 수 있다. 그 결과로 성과가 나타난다.

외부의 자극에 움직이는 모습에서 벗어나 스스로 동기부여하고 일상을 의미 있게 보내려는 노력은 행복한 인생뿐만 아니라 돈을 더 벌고 성과를 더 만들어내는 부자의 길로 인도한다.

신성진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truth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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