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탐·구 ⑪ 전북도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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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김완주 후보는=유년 시절의 가난이 지금의 그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줬다고 한다. 그는 3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부친은 그가 중학교 때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몸이 불편했다.

청계천 봉제공장에서 공원으로 일하며 생계를 꾸렸던 누이가 폐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가난이 뼈져리게 다가왔다.

전주고 시절 월사금을 내지 못하자 학교에서 쫓겨나 거리를 방황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달동네 화장실에서 1시간씩 기다렸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그는 서울대에 입학했고 1973년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그는 전북도청.청와대.내무부를 거쳐 고창군수.남원시장을 지냈다. 98년 52세에 민선 전주시장에 당선돼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재임 시절 공무원들로부터 '차갑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어떤 말보다 일 잘하는 공무원이라는 말이 듣기 좋다"고 강조한다.

-여당 내에서 유일하게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다. 앞선 지지도를 유지할 전략은.

"낙후와 가난의 사슬을 끊고 전북을 대한민국 4강에 올려 놓겠다는 '4강 진입론'이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이 같은 '클린 정책선거'가 선거 전략이다."

-정동영 의장과 가까워 당내 경선을 유리하게 통과했다는 지적에 대해.

"정 의장과 가까운 것은 사실이나 그의 후광이 작용했다는 의혹은 음해이자 표를 준 기간당원에 대한 모독이다."

◆ 한나라당 문용주 후보는=전북에선 '교육 지사'로 기억된다. 1997년과 2000년 두 차례 연속 도교육감을 지냈기 때문이다. 당선 당시 문 후보의 나이는 46세와 49세. 두 차례 모두 전국 교육감 중 최연소였다.

77년 25세 때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 교사로 교육계에 입문한 문 후보는 교육감에 오르기 전까지 서해대 교수와 도교육청 교육위원 등을 지냈다.

문 후보는 "한나라당은 반드시 내년 대선에서 집권한다"며 "그렇게 되면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돼야 도민들이 힘있는 도지사를 가질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 민주당 정균환 후보는=선동초등학교.고창중학교 시절 축구선수였다. 나무는 하지 않고 학교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뉘엿뉘엿 해질 때 돌아와 모친에게 자주 혼났다. 권투도 좋아해 집권여당 시절엔 아예 그의 서울 자택에 샌드백을 들여 놓고 두드렸다.

운동하고 후배 챙기기를 좋아하던 그는 "취직하기 쉽다"고 권유하던 부모의 뜻과는 다르게 상경대 대신 정치학과를 택했다. 정치하던 집안 아저씨(정세환 전 국회의원)의 영향이었다.

그의 정치 경력은 1980년대 민추협을 맡으며 본격화했다. 88년엔 연청 회장을 맡았다. 그해 13대 국회에 입성한 후 16대 총선까지 내리 4선을 했다. 97년 대선 승리 이후 그는 실세였다.

그러나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와 거리를 뒀고, 현 정부 들어선 열린우리당 창당에 반대하면서 권력에서 소외됐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탄핵 바람에 밀려 낙선했다.

그의 선거 구호 중 하나는 '전북 대통령론'이다. 전북 출신의 고건 전 총리를 공개 지지한 것이다.

-중앙정치만 했던 분이 지방행정을 잘할 수 있겠는가.

"행정 전문가는 도청.시청에 쌓여 있다. 전북이 발전하려면 중앙에서 활동한 정치력과 인맥을 갖춘 도지사가 필요하다. 행정형 도지사론 안 된다."

-강현욱 지사 영입이 실패하자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지금 전북 민심은 완전히 열린우리당에서 돌아섰다. 특히 문재인 수석의 '부산정권' 발언은 치명적이다. 민심이 열린우리당에서 떠난 만큼 반전이 가능하다."

◆ 민주노동당 염경석 후보는=전북 지역의 대표적 노동운동가다. 대학 졸업 후 전주시 덕진구 의료보험조합에 입사해 노조 설립을 주도했다. 1992년 전북지역 의보노조위원장이 됐고, 96년부터 2003년까지 민주노총 전북본부장을 맡았다.

'부안 핵폐기장백지화 도민대책위' 공동대표를 비롯, 이라크파병반대.학교급식조례제정을 위한 지역운동을 해왔다. 2004년 총선 때 덕진구에서 출마해 9.8%의 표를 얻었다.

현재 건강보험공단 직원인 염 후보는 "의료비 지원 기금을 만들어 저소득층이나 고액 의료비 부담자의 고충을 덜어주겠다"고 공약했다.

신용호.채병건.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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