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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 공연에 학생 동원한 고등학교…교육청 감사 착수

중앙일보

입력

[사진 SBS '뉴스8']

[사진 SBS '뉴스8']

유명 아이돌을 여럿 배출한 서울의 한 공연예술 전문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군부대 위문 공연이나 술자리 등 행사에 동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15일 “서울의 한 공연 전문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술자리 공연에 수십 차례 동원해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지난달 받은 제보에 따르면 이 학교의 교장과 행정실장은 실습과 경험을 이유로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26건의 행사에 학생들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성년자인 학생들이 모 보험회사 만찬회 등 술자리에도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테이블마다 술이 놓여 있고 교복 차림의 여학생들이 노래를 부르자 춤을 추는 관객들의 장면도 포착됐다.

또 학교 측이 수백만 원의 공연사례비를 받고도 이를 투명하게 집행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 의원은 제보자의 말을 인용해 “학생들은 공연에 동원되면서도 자비로 차비와 의상비까지 부담했으나 공연 수입에 대한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무대 경험을 쌓기 위한 교육적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해당 고등학교 교장은 SBS에 “아이들이 굉장히 공연에 목말라 한다. 자기들 공연할 때 봐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공연비와 관련해서는 “졸업생들에게는 저희가 돈을 준다. 그러나 재학생에게 돈을 주는 것은 아동·청소년 법 위반이라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의혹과 관련해 지난 10일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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