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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은 휠체어 밀고, 北은 한반도 깃발 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남북 단일팀 공동기수 김선미(펜싱)와 북측 심승혁(수영) 선수가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단일팀 공동기수 김선미(펜싱)와 북측 심승혁(수영) 선수가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선수단이 공동입장한 가운데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단이 8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 6일 개막 #남 펜싱 김선미-북 수영 심승혁 공동 기수 #14일까지 8일간 열전 돌입, 3종목 단일팀

6일 오후 9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경기장에서는 제12회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개막식이 열렸다. 남과 북은 장애인체육 사상 최초로 종합국제대회에서 공동 입장했다. '코리아' 선수단은 43개국 중 14번째 순서로 입장했다. 전민식 단장이 이끄는 남측 선수단은 154명, 정현 단장이 이끄는 북측 선수단은 20명이었다.

공동기수로는 남측 휠체어펜싱 김선미(29·온에이블)와 북측 수영 심승혁(22)이 나섰다. 김선미는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은메달, 2014년 인천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여자 펜싱 간판이다. 심승혁은 인천 대회에 첫 출전해 남자 평영 100m에서 3위에 올라 북한의 사상 첫 메달을 따냈다. 김선미는 심승혁의 휠체어를 밀었고, 심승혁은 한반도기를 높이 들었다.

경기장 관람석에서 이를 지켜본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김성일 IPC집행위원,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북한대사는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선수단 대표인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과 김문철 조선장애자보호련맹 중앙위원회 위원장(북한장애자올림픽위원장 겸직)은 손을 맞잡았다. 남북 선수들은 손을 맞잡고 함께 입장했다.

남북 장애인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함께 입장하고 있다. 장애인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입장한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장애인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함께 입장하고 있다. 장애인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입장한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 이번 대회 17개 종목 307명(선수202명, 임원105명)이 참가해 금 33·은 43·동 49개, 종합순위 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첫 출전한 인천 대회에서 동메달 2개를 획득한 북한은 탁구, 수영, 육상에 7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탁구 단체전(장애등급 TT6-7)과 남자수영 계영·혼계영 400m 34P에선 단일팀을 출전시킨다. 비장애인 아시안게임과 마찬가지로 단일팀의 경기결과는 KOREA(COR)로 집계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장애인 아시안게임 최초로 시도한 코리아하우스도 남·북이 함께 사용한다. 자카르타 술탄호텔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는 7일 공식 개관식을 갖고 남북 체육교류의 총체적 허브로 운영된다. 겨레의 밤 등 공동 행사 개최, 선수단에 대한 편의제공(휴식공간) 및 한식 지원, 남북 교류관으로 운영된다.

9일 낮 남북 탁구선수들의 첫 경기가 열린 경기장에서 만난 남북 장애인체육 수장은 첫 남북 공동입장과 단일팀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남북의 장애인 선수들을 통해 우리가 통일로 가는 길에 앞장서고 국제무대에서 남북 장애인의 위력을 세계에 떨쳤으면 좋겠다"면서 "이번뿐 아니라 앞으로도 남북이 정보, 장비, 기술을 적극적으로 교류해 좋은 성과를 가져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문철 조선장애자보호련맹 중앙위원회 위원장(북한장애자올림픽위원장 겸직)은 "9월, 북과 남의 수뇌부가 평양에서 만나 지혜로운 합의를 이끌어냈다. 곧바로 북남 장애인체육이 국제무대에서 공동진출하게 됐다. 수뇌부가 만든 좋은 분위기를 생활적으로 보여주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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