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워싱턴 일대 한인 기업 팽창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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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의 수도 워싱턴과 버지니아주 일대에서 한국 교포들의 상업활동이 아주 왕성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한인들이 종사하는 상업의 종류도 과거엔 식료품점.주류상 등 영세 자영업 위주였으나 최근엔 골프장과 상가, 수퍼마켓 체인 등으로 대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례적으로 1면일부와 6면을 거의 다 할애해 '한국계 기업, 영세 규모를 넘어 팽창하고 있다(Koerean Enterprise Expands Beyond Small Businesses)'는 제목으로 이런 흐름을 집중 보도했다.

신문은 기사에서 "워싱턴 주변의 한인 상업활동 역사가 40년을 지나면서 한국계 기업의 규모와 성격이 뚜렷하게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과거 식료품점, 주류 판매점이 주류였던 한인 쇼핑센터에는 병원.레스토랑.한약방.스파 등이 들어서고 있으며, 규모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또 골프장과 대형 수퍼마켓 체인을 운영하는 한인도 늘고 있다고 했다.

신문은 "한인 기업들은 이제 시설물 관리를 한인 회사에 맡기고, 한국계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법률.회계 문제도 한인 법률가와 회계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세대 한인 이민자들의 경우 한국에서 전문 지식을 배웠어도 미국에서 면허와 학위를 인정받기 어려웠기 때문에 영세 자영업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의 자녀들은 미국에서 성장해 변호사.약사.회계사.교사 등 전문직 종사자가 됐다"며 이들이 한인 상업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새로운 한국인 이민자들은 한국의 경제성장 혜택을 누렸기 때문에 다른 이민자 그룹과 달리 투자할 수 있는 상당한 자금을 가지고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워싱턴 지역에서 아시아인 기업들의 숫자가 2002년 현재 4만152개로 1997년보다 30% 늘어났다"며 "이 중 한국 기업은 9406개로 전체 외국 기업 중 비중은 21%로 증가했으며, 아시아계 기업 중 가장 많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계 기업들이 버지니아주 센터빌을 비롯해 엘리콧.휘튼.챈틸리 등을 포함한 다른 지역을 변모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금 같은 추세대로라면 워싱턴 주변의 한인 사회도 독립적인 성장엔진을 가진 로스앤젤레스처럼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주미 한국대사관의 통계를 인용해 워싱턴 주변의 한인은 15만 명으로 지난 5년간 배로 늘어났을 만큼 한인 상업활동의 성장은 한인의 증가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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