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운전‧교통사고‧보험사기까지…난폭 무면허 운전자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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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경찰서는 무면허로 고의 교통사고를 낸 20대 김모씨를 검거했다. [연합뉴스]

서울 마포경찰서는 무면허로 고의 교통사고를 낸 20대 김모씨를 검거했다. [연합뉴스]

무면허로 보복운전을 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이로 인해 고장 난 차량을 허위신고해 보험금을 타낸 운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서, 20대 김모씨 불구속 입건 #지난 7월 앞 차 속도 늦다고 고의충돌 #겁먹고 도망가는 차량 집요하게 추격 #보험사에 허위신고 해 130만원도 편취

서울 마포경찰서는 앞 차량이 서행한다는 이유로 피해 차를 고의로 들이받는 등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 허위로 보험금까지 청구한 무면허 운전자 김모(25‧남)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김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수폭행‧특수손괴죄와 도로교통법‧보험사기방지법 위반 등 총 네 가지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7월 31일 오후 9시 10분께 서울 마포구 난지 캠핑장 요금소 부근에서 허모(60세‧남)씨가 천천히 운전하는 것에 화가 나 자신의 차량으로 허씨의 차를 2회 들이받았다. 김씨는 겁을 먹고 도망가는 허씨를 3km 정도 추격해 신호대기 중일 때 다시 한번 차량 앞부분을 들이받고, 차에서 내려 욕설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의 위협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씨는 허씨가 계속 도망가자 중앙선을 넘어서 역주행까지 하며 1km가량을 더 추격했고, 허씨의 차량이 서울 상암파출소 앞에 정차하자 바로 달아났다. 김씨가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지 3개월 정도 후에 발생한 일이다. 허씨는 당시 지병으로 몸이 불편해 운전에 서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피해자는 바로 신고했지만, 차량에 블랙박스가 없고, 피의자의 차종이나 차량번호 등을 전혀 기억하지 못해 바로 수사에 착수하지는 못했다”며 “이후 사고지점의 폐쇄회로 TV(CCTV)를 확보해 김씨의 차량을 특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와 싸워 흥분한 상태에서 앞 차량이 너무 느리게 운전해 보복운전을 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서울 마포구에서 허씨의 차량을 고의충돌하고 도주한 다음날 인천에서 만취상태로 택시를 추돌한 뒤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 마포경찰서]

김씨는 서울 마포구에서 허씨의 차량을 고의충돌하고 도주한 다음날 인천에서 만취상태로 택시를 추돌한 뒤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 마포경찰서]

문제는 김씨의 난폭운전이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김씨는 바로 다음 날 오전 1시 인천 남동구에서 택시 차량과 추돌한 후 또다시 도주했고,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범행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351%로 만취 상태였다.

김씨의 범행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자신이 차량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보험회사에 허위로 신고해 보험금을 타낸 것이다. 김씨는 보복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와 음주 뺑소니 사고를 숨기기 위해 자신이 주차해 놓은 차량을 누군가 박은 후 도주했다고 허위로 진술했다. 무면허‧뺑소니로 보험처리를 하면 면책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복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이런 방법으로 13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타냈다. 하지만 음주 뺑소니 사고에 대한 보상은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보험사가 지급을 정지해 미수에 그쳤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보복‧난폭운전과 끼어들기 등을 ‘3대 교통반칙행위’로 규정하고 단속 중”이라며 “서민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보험사기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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