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도씨 돌연 LA로 출국|작년 12월30일 공항 신고서엔 "1월6일 귀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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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5공 핵심인사의 한사람으로 검찰 5공비리 특별수사부의 조사대상인 전통일원장관 허문도씨(48)가 지난해 12월30일 돌연 출국, 현재 미국로스앤젤레스에 머무르고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허씨는 구랍 30일 오후6시 김포발 동경∼호놀룰루∼LA행 대한항공 002편에 탑승했으며 출국신고서에는 여행목적지가 동경, 귀국예정일이 1월6일, 여행목적은 친지방문으로 적어 놓았다.
허씨는 5공시절 중앙정보부장 비서실장·국보위문공분과위원·문공차관·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통일원장관등을 지내며 언론통폐합을 주도하고 언론인 집단해직 등에 관여했다가 지난해 국회 문공위의 언론청문회 증인으로 출석,위증문제로 고발시비가 일었으나 정식 고발은 없었고 검찰도 허씨의 개인비리를 내사하는 단계여서 출국금지 처분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동경·LA등에서 허씨의 목격자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허씨는 동경에 머무르다LA로 간 것으로 보이지만LA총영사관측은 『허씨의LA도착 사실을 알지 못한다』며 허씨의 도착소문에 따라 행적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김포 출입국관리소 직원 김모씨는 『출국당일 허씨는 동행자 없이 직접 여권을 제출하고 출국심사를 받았다』며 전송객 없이 혼자 대합실에서 비행시간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KAL측에 따르면 허씨는 비행기 3등 좌석을 예약, 화장실옆 「44C」석을 배정받아 일반승객 속에 섞여 출국했다는 것.
한편 서울압구정동 한양아파트51동907호 허씨의 집에는 굳게 출입문이 닫힌채 부인과 아들만이 집을 지키고 있다.
허씨의 부인은 찾아간 기자들에게 『남편은 지방 친척집에 내려갔고 해외출국했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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