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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리빙] 음력 7월 윤달에 이장해야 하는데…웰다잉 바람, 가족납골묘로 부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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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올 음력 7월 윤달을 앞두고 조상묘 이장을 계획하는 가족이 많다. 최근엔 개장 뒤 화장하는 경우가 늘고있다.

5남매 중 장남인 한경석(62.서울 성수동)씨는 최근 동생들과 아버지 산소 이장 문제로 가족회의를 했다.

올 음력 7월 윤달에 맞춰 강원도 선산에 모셔진 아버지 묘를 서울 근교로 옮기자는 게 안건이었다. 그동안 산소가 멀어 벌초도 제때 못한 해가 많았던 게 이장을 결심하게 된 이유. 한씨는 "속설이긴 하지만 윤달에 이장을 하면 자손에게 탈이 없다는 말이 있어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씨처럼 윤달을 앞두고 이장을 계획하는 가족이 많다. 장례서비스 업체 '대한장묘'(www.dh44.com) 장기준 대표는 "이장을 의뢰하는 상주가 지난해의 두 배 정도로 늘었다"며 "이 중 80% 정도가 개장 후 화장을 해달라고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장의 종류와 절차에 대해 알아본다.

# 화장이 대세

전통 매장묘를 개장, 화장을 하고 난 뒤의 이장법은 크게 두 가지다. 납골당.납골묘에 안치하는 방법과 산골.수목장 등으로 묘의 형태를 남기지 않는 방법이다. "점점 산골.수목장을 원하는 상주가 늘고 있다"는 것이 대한장묘 장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나무 밑에 유골을 묻는 수목장은 폐기물관리법 등 환경관련법에 저촉되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할 수 없다. '수목장을 실천하는 사람들'(www. sumokjang.info)의 서영완 사무국장은 "보건복지부에 수목장을 합법화할 수 있는 관련 법규를 만들어달라고 계속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해양 산골도 현재 일부 유람선 업체를 통해 시행하고 있지만 불법이다. 산골은 화장장 주변 유택동산 등 지정된 장소에서만 할 수 있다.

납골당 비용은 일부 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립납골당이 저렴하지만 이용자격이 까다롭다. 수원시연화장.인천장묘공원 등 대부분의 시립시설은 분묘 위치가 해당 지역이었다가 개장하고 화장한 유골만 안치할 수 있다. 또 이들 시립납골당은 사용기한을 35~50년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복잡한 납골당에 유골을 안치하는 데 거부감이 있는 가족에게는 가족납골묘도 인기다. 가족납골묘는 보통 3~9평 규모에 10~30위 내외의 유골을 안치할 수 있다. 경기도 광주에서 가족납골묘를 분양하고 있는 '시안'(www.sianpark.co.kr) 박홍훈 부장은 "가족 봉안묘는 일반 전통묘와 유사한 봉분 형태의 외양을 갖추고 있어 매장에서 화장으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장묘 문화의 충격을 완화시켜 줄 수 있다"며 "가족의 유골을 한곳에 모시는 만큼 별도로 제사를 지내면서 가족끼리 음식도 나눠먹을 수 있어 우리 정서와도 잘 통한다"고 말했다.

# 천차만별 비용

결혼식.장례식 등 다른 관혼상제 비용과 마찬가지로 이장 비용도 천차만별이다. 장례업체를 통한 개장 비용은 묘 1기당 60만~80만원. 매장 방식으로 이장을 할 경우엔 묘지비용을 제외하고 인건비.잔디 비용.장비 대여료 등 120만원 정도가 더 든다.

화장을 하게 되면 일단 화장장 이용료 2만~30만원이 필요하다. 또 산골 비용은 3만원 정도 받는 곳도 있다.

사설 납골당과 납골묘는 분양받는 형식으로 마련해야 한다. 80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를 정도로 가격대 폭이 넓다. 유골을 담는 유골함도 3만원부터 수백만원에 이른다. 사설 시설을 고를 때는 ▶허가받은 업체가 운영하는 곳인지▶항온.항습 시설이 돼 있는지▶거주지에서 가깝고 교통편이 편리한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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