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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代때 애거시 꼭 닮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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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발놀림과 정교한 포핸드 스트로크, 상대의 혼을 빼놓는 드롭샷.

18세로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노련미까지 갖춘 테니스 유망주가 한국무대에서 그랜드슬램 챔피언의 꿈을 키우고 있다.

삼성증권배 국제남자 챌린저테니스대회에 참가 중인 세계 주니어 랭킹 1위 마르코스 바그다티스(키프로스.사진). 1988년 서울에서 열린 KAL컵 대회 때 현란한 복장과 쇼맨십으로 국내 팬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당시 10대 소년 앤드리 애거시(33.미국.세계랭킹 4위)를 연상시키는 스타 기질까지 갖춘 선수다.

1m78㎝, 68㎏의 체격에 금발의 곱슬머리를 휘날리는 바그다티스는 다양한 제스처를 취하며 코트의 분위기를 휘어잡는다. 상대와의 기(氣)싸움에서 주도권을 잡는 애거시와 닮았다. 경기 스타일도 애거시를 연상시킨다. 파워와 정교함을 갖춘 오른손 포핸드 스트로크에다 베이스라인에 붙어서 치는 모습도 흡사 애거시다.

바그다티스는 이번 대회 1, 2회전에서 지난해 캐나다 토론토 마스터스대회 챔피언 출신인 길레르모 카나스(아르헨티나)와 세계랭킹 85위 안드레아스 빈시게라(스웨덴)를 연파했다. 바그다티스는 19일 오전 8강도 손쉽게 통과했으나 오후에 열렸던 준결승에서 데니스 반 쉐핑겐(네덜란드)에게 덜미를 잡혀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바그다티스는 올해 호주오픈 주니어부 단식 우승과 US오픈 주니어부 단식 준우승을 차지했다. 5세 때 테니스광인 부친에게서 테니스를 배운 바그다티스는 현재 프랑스에서 테니스 유학 중이다.

최근 앤디 로딕(미국.2위).로저 페더러(스위스.3위) 등 주니어 1위 출신이 잇따라 성인무대를 평정하면서 바그다티스 역시 세계 테니스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 이형택은 결승 진출

1번 시드의 이형택(삼성증권)은 전날 내린 비로 경기가 순연돼 19일 8강전과 4강전을 동시에 뛰면서도 여유있게 승리해 대회 3회 우승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이형택은 오전에 열린 8강에서 스즈키 다카오(일본)를 2-0으로, 오후에 열린 준결승에서 비외른 파우(독일)를 역시 2-0으로 눌러 결승에 진출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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