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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 복장 강도 "7번째" 검문 가장 운전자 털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경찰관 복장을 하고 검문을 가장, 자가운전자를 납치한 뒤 흉기로 마구 찌르고 금품을 빼앗아 달아나는 대담한 수법의 차량 강도사건이 열흘사이 7건이나 잇따라 발생, 연말 민생치안의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봉천6동 36의21 관악 프라자 쇼핑센터 옆 골목에서 자신의 서울4너5179 프레스토 승용차를 몰고 귀가하던 김종곤씨(34·약국직원·서울 아현2동 664의4)가 계급장까지 달린 경찰관 복장의 20대 4명에게 납치돼 인천·안양 등지로 9시간 가량 끌려 다니다 현금 80만원을 빼앗긴 뒤 29일 오전8시30분쯤 풀려났다.
김씨에 따르면 이날 오후11시30분쯤 자신이 근무하는 봉천6동 36 장수당 약국 문을 닫은 뒤 승용차를 몰고 약국에서 1백m가량 떨어진 쇼핑센터 앞을 지나는 순간 경찰관 복장의 범인들이 차 앞을 가로막고 『면허증을 보자』고 요구, 『잘못이 없는데 왜 면허증을 보자고 하느냐』고 항의하자 범인 중 1명이 다짜고짜 운전석 문을 연 뒤 품속에서 꺼낸 등산용 손도끼로 김씨의 왼쪽 허벅지를 내리찍었다는 것.
범인들은 김씨를 낙성대 공원으로 납치, 『살고싶으면 2천만 원을 내라』고 위협하다 『돈이 없다』고 하자 김씨의 왼쪽어깨와 가슴 등을 과도로 찌른 뒤 『산 속에 암매장해버리겠다』며 차를 경인고속도로로 몰아 인천·안양 부근의 한적한 국도를 돌아 다녔다는 것.
범인들은 29일 오전6시30분쯤 김씨의 약국으로 되돌아가 금고·서랍 등을 뒤져 현금 80만원을 챙기고 『오전 10시에 은행 온라인구좌를 개설, 전화로 온라인 번호를 알려줄 테니 4백만 원을 입금시켜라』고 윽박지른 뒤 오전8시30분쯤 미리 준비한 신사복으로 갈아입고 김씨의 승용차 편으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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