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평화본부장 “모든 것이 책상 위에 올라왔다… 총력다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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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성과 설명하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연합뉴스]

북핵 성과 설명하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와 관련해 "이 시기는 절대 잃어버릴 수 없는 중대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향후 펼쳐질 남북미 비핵화·평화구축 협상 과정에서 "총력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단 내주 한미정상회담이 있을 것이고, 유엔총회 계기로 장관급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 "북미가 만나 협상하면 아주 좋은 진전이 이뤄질 것이고, 그것을 기초로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뤄지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을 언급한 만큼 외교적 협상을 통한 구체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것이 책상에 올라왔다. 여러 요소, 추가로 각자 원하는 요소에 대해 서로 만나 미국과 북한이 구체적으로 협상할 때"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남북미 정상이 큰 틀에서 갈 길을 정했다면 이제 그 속의 내용을 채우는 것은 협상단이 하는 것"이라며 "합의되면 다시 올라가서 정상 간에 동의해주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이번 평양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정부와 미국 측은 아주 긴밀히 협의해왔다"며 "앞으로 속도감을 갖고 나아가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향후 북미 협상에 대해 "핵 신고서, 영변 핵시설 폐기, 참관단 방문, 종전선언 등 여러 요소가 협상 테이블에 이이 올라왔다"며 "개인적 생각으로는 완전한 큰 패키지를 만든다기보다 조그마한 패키지, 덩어리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북한이 바라는 '상응 조치'에는 "복잡하다. 상응 조치야말로 핵심사항"이라며 "진지한 협상 속에서 북미 양측이 원하는 것에 대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동창리 엔진시험장 미사일 발사대 폐기, 북미 실무협상에 한국 정부 당국자 등의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이번 9월 평양공동선언이 남북관계 진전이 북미 간 진전을 가져오는데 밑받침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방증했다"며 "이런 식으로 성과를 만들어내고 다시 미국에 넘겨주는 우리 역할이 분명히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평양정상회담 성과는 실질적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판문점선언에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면 이번에는 그 의지를 구체화할 실천적 조치를 합의한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TV 앞에서 선언했다는 것에 의미를 뒀다.

이 본부장은 "과거에는 북한이 이 정도로 최정상급에서 대외적으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힌 바 없다"며 "이번에 톱-다운(Top-Down) 방식의 효용도 증명됐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선언문에 담긴 동창리 미사일 시설과 영변 핵시설은 북한 핵 능력에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며 "만일 그것(영구적 폐기)만 이뤄진다면 북한 핵위기가 시작되는 90년대 초부터 약 30년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땅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종전선언 논의 진척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동안 교착 상태에 있었는데 이번에 비핵화 관련 진전이 있기 때문에 종전선언을 추진할 여건은 매우 좋아졌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평양=공동취재단,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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