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들을 강사로 초빙…"개방운영에 신경 써야죠"|신임 서울시립무용단장 배정혜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우선 걱정이 앞섭니다. 지난 15년 동안 문일지 단장이 다져온 단원들의 기량과 창작작업 위에 제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나름의 방법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 방법을 찾아 최선을 다해야지요.』
지난 6일 사임한 문일지씨에 이어 28일 서울시립무용단 새 단장으로 최종 결정된 한국무용가 배정혜씨(44). 그는 무용계 원로가 추천한 5명의 신임단장 후보 중 단원들이 뽑고 다시 서울시가 인준하는 과정을 거쳐 단장이 되었다.
『앞으로 가능한 한 무용단을 훈련과정부터 작품창작에 이르기까지 한국무용의 모든 영역을 수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생각입니다. 같은 살풀이라도 기법이 다른 여러 원로를 강사로 초청하여 두루 익히도록 하고 안무자도 폭넓게 외부인을 모실 생각입니다.』
그는 지난 15년 간 50명 단원들과 호흡을 맞춰 일해온 전임 문단장을 고문 안무가로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도 밝힌다.
또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단원을 확보하기 위해 단원이 되기 위한 훈련을 시킬 스튜디오를 소규모라도 운영하고 싶다는 소망을 편다.
서울 태생으로 3세 때부터 춤을 배운 배씨는 조광·김백봉·이매방·한영숙씨에게 사사했다. 숙명여대 국문과를 졸업(70년)한 후 13년 간 선화예고 무용부장직에 있다가 지난해 국립국악원 상임 안무자로 옮겼다.
84년에는  무용단을 창단하여 오은희의 춤 『대화』, 황희련의 춤 『이 땅에 들꽃으로 살아』와 자신이 춘 『유리도시』 등 3개 작품을 안무하여 무대에 올렸다.
미혼인 그는 『단원들과 정들이는 일부터 시작하여 모든 정열을 바쳐 무용단 일을 하겠다』고 결의를 표명한다. <박금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