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 정상회담, 북측 ‘방탄 경호단’ 어디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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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으로 향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호위하는 경호원12명(왼쪽)과 오전 회담을 마치고 북측으로 향한 김 위원장의 차량을 에워싼 모습. [중앙포토]

판문점으로 향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호위하는 경호원12명(왼쪽)과 오전 회담을 마치고 북측으로 향한 김 위원장의 차량을 에워싼 모습. [중앙포토]

18일 열린 제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과 5·26 2차 회담에서 화제가 됐던 12명의 북측 경호원이 보이지 않았다.

지난 회담에서 우리 네티즌은 정장 차림으로 김 위원장의 차량을 따라가던 이들에게 세계적인 아이돌 ‘방탄소년단’에 빗대 ‘방탄 경호단’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하지만 이번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에서는 ‘방탄 경호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이른바 ‘캄보이’라고 불리는 21대의 오토바이 행렬이 V자 대형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탄 무개차를 경호했다.

문재인 대통령(가운데 왼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개차를 함께 타고 18일 평양국제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이동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가운데 왼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개차를 함께 타고 18일 평양국제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이동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방탄 경호단’ 뿐만 아니라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과거와 같이 삼엄한 경호를 하는 양측 경호원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뒷모습을 훤히 드러낸 채 무개차에 함께 올라 카퍼레이드를 했다. 문 대통령이 차에서 내려 평양 주민 곁으로 다가갈 때도 경호원들은 최소한의 질서만 유지할 뿐, 주민들의 접근을 제지하는 등의 엄호는 없었다.

이 같은 모습은 과거 2000년과 2007년 두 번의 평양 정상회담과도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00년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탄 차량 곁으로 군복을 입은 북측 경호원들이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방문 당시에는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환영 나온 주민들을 향해 인사를 하는 동안 정장 차림의 남북 양측 경호원들이 근접 경호를 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문 대통령이 평양 순안공항에 내릴 때부터 카퍼레이드할 때까지 두 정상의 주변에는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이설주 여사, 그리고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필수 경호 인력의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김 위원장이 ‘열린 경호’를 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공개한 것을 두고 자신의 장악력을 대외에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북한이 문 대통령과의 끈끈한 신뢰 관계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평양=공동취재단,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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