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거래 44% 급감…거래 절벽 이어질까

중앙일보

입력

지난 14일 공인중개사무소가 몰려 있는 한 서울의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지난 14일 공인중개사무소가 몰려 있는 한 서울의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서울 주택시장에서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1만357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1만1753건)에 비해 15.5% 늘면서 두 달 연속 증가했지만, 지난해 8월(2만4259건)보다는 44% 급감한 수치다. 특히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거래량은 1908건으로 1년 전보다 65.2% 줄었다. 최근 서울지역 매수세가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과 주택 임대사업자 등록 증가, 재건축 규제 등 여파로 매물이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8월 거래량 1만3577건…강남 4구 65% 줄어 #종부세 인상 등 9·13 대책으로 거래 절벽 심화할 듯 #"집값 급등은 진정, 당분간 버티기 장세"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으로 시장에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 1주택자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으로 주택 수요가 억제되고, 공급 차원에서는 '매물 잠김'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다주택자들은 팔고 싶어도 양도세 부담 탓에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이 줄었지만, 기존에 보유한 주택을 등록할 땐 종전 혜택이 유지되기 때문에 매물이 늘긴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임대주택(4년 또는 8년)으로 등록하면 원칙상 정해진 임대 기간에는 집을 팔 수 없다.

그렇다고 9월 거래량이 지난달보다 확 줄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주택 수요가 비교적 많은 가을 이사철인 데다, 현재 거래 신고일이 계약 후 60일 이내로 7~8월 계약 물량이 9월 신고분에 포함될 수 있어서다. 다만 10월 이후엔 거래가 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시장의 관심은 거래 감소가 결과적으로 집값 안정세로 이어질 것이냐다. 일반적으로 주택 거래량은 집값의 선행 지표 성격을 띠고 있어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급등세는 진정되겠지만, 약세로 전환할지는 미지수"라며 "당분간 매수·매도자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버티기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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