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남북 정상의 첫 카퍼레이드…盧 전 대통령 때와 다른 점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카퍼레이드 [연합뉴스]

카퍼레이드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오전 순안공항에서 숙소 백화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카퍼레이드를 했다.

과거 2007년 평양을 방문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도 평양 주요 도로에서 북한 주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카퍼레이드를 한 바 있다.

전례에 비춰볼 때 이날 카퍼레이드도 비슷하게 진행된 듯 보이지만,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우선 남북 정상이 함께 카퍼레이드에 참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07년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탑승한 이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육로로 방북한 노 전 대통령 영접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직접 문 대통령 영접에 나선 뒤 함께 오픈카에 올랐다.

2007년 카퍼레이드에 나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왼쪽)과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오른쪽) [JTBC화면 캡처]

2007년 카퍼레이드에 나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왼쪽)과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오른쪽) [JTBC화면 캡처]

남북 정상의 첫 카퍼레이드였던 셈이다. 두 정상은 종종 명소를 가리키며 대화를 나누기도했다.

또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이 평양시민들에게 받은 꽃다발을 직접 챙기는 등 의전활동을 했다.

이날 카퍼레이드에서는 북한의 거리도 눈길을 끌었다.

2007년에는 평양시 중구역 인민문화궁전 앞에서 시작해 만수대의사당, 개선문을 거쳐 6km구간을 20분 간 움직였지만, 이날은 북한의 신도시를 중심으로 이동했다.

이날 남북 정상을 태운 오픈카는 평양도로에서 시작해 3대혁명전시관, 영생탑, 여명거리, 금수산태양궁전, 백화원 영빈관 등의 코스로 40분 간 진행됐다.

특히 북한 정권의 성과물을 전시한 3대혁명전시관과 2016년 새롭게 조성된 여명거리를 거쳤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평양의 맨해튼이라 불리는 여명거리에는 70층 주상복합아파트 등이 자리하고 있다.

환영 인파 규모도 확연히 달랐다.

2007년 20분 간 진행된 환영 행사에 나온 평양 시민이 30만~60만 명으로 추정된 것으로 볼 때 이날 환영행사에는 그 이상이 동원 된 것으로 보인다.

잠시 차에서 내린 문 대통령을 향해 도로를 가득 메운 평양 시민들은 줄줄이 꽃다발을 안겼고, 40분 간 이어진 행사 내내 '조국통일'을 외치며 환호했다.

한편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카퍼레이드를 하지 않았다.

당시 순안공항에 도착했던 김 전 대통령은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함께 차를 타고 이동했지만 경호상의 문제로 카퍼레이드는 하지 않았다.

다만 당시에는 60만 평양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남측 방북단을 환영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집권 시기 방북한 외국 대통령을 연도에서 환영하는 행사를 자주 열었다. 그러나 김정일 집권 시기 무개차 퍼레이드는 2001년 9월 방북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경우가 유일할 정도였다.

평양=공동취재단,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