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조, 대한문 분향소 정리키로…경찰은 손배소송 취하?

중앙일보

입력

13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 분향소를 찾은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이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 분향소를 찾은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이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분향소 정리"…청와대 측 방문 후 결정

5년 만에 다시 세워졌던 서울 중구 대한문 앞 ‘쌍용차 정리해고 희생자 분향소’가 정리된다. 재설치가 된 지 두 달여 만이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19일 오후 7시 마지막 문화제를 개최하고 분향소를 정리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분향소는 2012년 4월 처음 대한문 앞에 설치됐다. 하지만 다음해 4월 서울 중구청이 도로교통법 위반 등을 이유로 분향소용 천막 등을 철거했다. 5년 동안 사라졌던 분향소는 지난 7월 3일 다시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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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 정리는 17일 오전 청와대 관계자들의 방문 이후 결정됐다. 쌍용차지부는 “이날 오전 9시30분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등 3명이 분향소에 방문해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트위터 내용이 정부의 공식 사과라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지부의 요구 중 우선 퇴직금 가압류를 해결하도록 하고, 손해배상 취하는 절차를 밟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지부는 또 “대한민국 정부의 사과, 손해배상ㆍ가압류 철회 등 요구사항에 대해 정부가 성의 있게 나선 것에 대해 존중하고, 대한문 분향소를 정리하기로 했다”면서도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재판거래 책임자 처벌, 손배가압류 완전 해결 등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손해배상 청구소송 취하할까 

하지만 쌍용차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경찰이 이를 거둬들일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2009년 쌍용차 파업 진압 당시 장비 파손 등을 이유로 쌍용차 해고자 100명과 노조를 상대로 16억7000만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은 2016년 5월 해고자들에게 정부에 11억3072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이후 해고자들에게 가압류 조치가 취해졌다. 소송은 대법원으로 넘어간 상태다.

최근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는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농성 진압 당시 경찰의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발표하면서 경찰의 사과 및 재발방지책 마련과 함께 손해배상 소송 취하를 권고했다. 이와 관련, 민갑룡 경찰청장은 “한 차례 논의를 했고, 내부적으로 많은 의견이 있는 데다 현재 제기되는 의견도 수렴해야 해 몇 차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최근 복직에 합의한 쌍용차 노조에 추석 선물과 함께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최근 복직에 합의한 쌍용차 노조에 추석 선물과 함께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 페이스북]

앞서 지난 14일 쌍용차노조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쌍용차 사용자측은 해고자 전원을 내년 상반기까지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일 이낙연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쌍용차 해고노동자 119명, 9년 만에 전원복직 합의. 그러나 9년간 30명 별세. 사망자의 명복을 빌며 가족께 마음의 위로를 드린다. 노사의 수고와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文대통령, 위로와 추석 선물 전해 

다음날인 15일 문재인 대통령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우 기쁘고 감회가 깊다. 한편으로 긴 고통의 시간이 통증으로 남는다. 지난 9년간 아픔 속에서 세상을 떠난 서른 분의 명복을 빌며, 유족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올렸다.

문 대통령은 쌍용차지부에 제주도 오메기 술 등 추석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며칠 전 지부 사무실에 문 대통령의 추석 선물이 도착했다”며 “전국 곳곳에서 투쟁 중인 노동자들에게 보내시는 마음이리라 믿으며 쌍용차 해고자 모두가 복직하는 날 동료들과 함께 나누겠다”고 밝혔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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