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성장론 토론하자” 이해찬 “격이 맞아야 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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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유한국당의 ‘국민성장론’에 대해 “그 실체가 무엇인지 아직 자세히 모르지만, 진실성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성장론은 한국당이 지난 16일 내놓은 새로운 성장 담론으로, 경제 주체의 자율성과 공정한 배분이 골자다.

이 대표 또 민주당 장기집권 언급 #“10번은 더 대통령 당선시켜야”

이 대표는 이날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여당의 소득주도성장과 한국당의 국민성장론을 놓고 토론을 한다면 응할 생각이 있다”고 한 데 대해 “토론도 어느 정도 격이 맞아야 하는데, ‘출산주도성장’과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토론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출산주도성장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낸 아이디어다.

최저임금과 관련, 일부 야당이 주장하는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에 대해선 “한쪽에 예외를 두면 도미노처럼 번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던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시기에 대해선 “대통령이 사과한 것처럼 2020년까지 하겠다는 공약은 이미 지킬 수 없게 된 상황”이라며 “2021년까지 할지, 2022년까지 할지 당정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9·13 부동산 대책에 대해 후속 조치의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앞서 그는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약 또다시 시장에 교란이 생긴다면 더 강한 조치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세금폭탄’에 대해선 “이번 정책의 초점은 세금을 더 걷겠다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21일 발표될 공급대책은) 좋은 공공임대주택을 신경 써서 공급하되, 속칭 ‘로또(투기 목적으로 활용)’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언급한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 “전체 대상 기관이 120여 개인데, 성격상 이전할 수 없는 기관이 있다”며 “2007년 이후에 새로 생긴 60여 개의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창당 63주년 기념행사에서 이 대표는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켰고, 작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켰다”며 “앞으로 몇 사람 더 당선시켜야 하겠나. 한 열번은 더 해야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농담처럼 툭 던진 말이었지만, 이 대표가 당 대표 선거 때 강조해온 ‘민주당 20년 집권 플랜’과 맥락이 같았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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