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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황경택 쌤과 자연이랑 놀자 7.열매

중앙일보

입력

7.열매 
여름 내내 살찌운 열매들의 운명은 

올해는 유난히 더위가 힘들었지요? '여름아 빨리 지나가라, 빨리 지나가라' 했는데, 사실 식물은 여름이 오히려 좋기도 하답니다. 왜냐하면 여름의 뜨거운 햇빛으로 광합성을 열심히 해서 양분을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이죠. 양분을 만들어서 도대체 어디에 쓰는 걸까요? 주로 열매를 살찌우고, 남은 양분은 줄기나 뿌리에 보관해 내년을 준비하죠. 그래서 양분이 많이 필요한데 그 양분을 주로 여름에 만들어요.

가을이 오면 열매가 서서히 익어갑니다. 초록색이던 열매가 붉게 혹은 검게 익어가요. 그냥 갈색으로 건조되는 열매들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재밌는 건 열매들이 모두 모양이 다르게 생겼다는 거예요. 왜 열매들은 모두 모양이 다를까요? 바로 다른 식물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꼭 모양이 모두 다른 열매를 만드는 이유는 뭘까요? 열매의 역할을 생각해보면 그 이유를 좀 더 잘 알게 될 거예요.

식물에게 열매는 마치 사람에게 ‘자식’과 같죠. 식물은 열매를 그저 많이 만들기만 하지 않고 멀리 보내려고도 해요. 식물은 움직이지를 못하는데, 만약 산불이 나거나 병이 돌면 그 자리에 가만히 있다가 한꺼번에 다 죽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움직일 수 있을 때 최대한 멀리멀리 간격을 벌려 놓아야 해요. 최대한 멀리 갈 수 있게 열매 모양을 디자인해야 하죠.

열매들 중에는 비슷한 것도 있긴 합니다. 도깨비바늘과 우엉, 도꼬마리의 열매는 갈고리가 달려서 동물 털에 잘 붙죠. 이렇게 작전이 비슷한 것들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어요. 작전들도 여러 가지가 있답니다. 갈고리로 동물의 털에 붙어서 이동하기, 끈적거려서 몸에 붙어서 이동하기, 새나 포유류들이 먹고 씨앗만 배설해서 이동하기, 들쥐나 청설모처럼 열매를 저장했다가 먹는 습성 이용하기, 솜털이나 날개를 만들어 바람에 날아가기, 대포처럼 펑 하고 터져서 멀리 가기, 데굴데굴 굴러서 이동하기, 물에 떠서 이동하기 등이죠.

그런데 아무리 혼자 스스로 번식하려고 해도 빗물이나 바람 등 다른 것의 도움을 받게 되어 있답니다. 내가 아무리 멋지게 나를 디자인하고 목표를 이루려고 해도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으면 세상을 살아가기가 어렵죠? 식물과 동물이 서로 관계가 있듯이 우리도 자연과 그리고 친구들과 모두 관계가 있답니다. 나는 특히 누구랑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지내는지, 혹은 관계가 있는데도 미처 몰랐던 친구는 누구인지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너구리 똥 싸기
너구리가 되어 똥 싸는 놀이를 하며 동물과 식물의 관계를 이해합니다.

1. 너구리가 되어 먹이가 되는 열매를 구해온다.
2. 먹이를 먹고 시간이 지나 똥을 쌀 준비를 한다.
3. 미리 만들어놓은 너구리 변소에 똥을 제대로 싸 보는 놀이다.
4. 모두 마치고 나면 자연물들로 나무를 한 그루 만드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 열매가 될 자연물을 고를 때는 적당한 크기로 골라야 한다.
* 똥 싸러 가는 동작을 취할 때 자연물을 엉덩이에 끼우면 좋은데 옷을 입고 하는 놀이라 잘 끼워지지 않기도 하고 창피할 수도 있으므로 무릎에 끼운다.
* 중간에 똥을 떨어뜨리면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도 좋고, 뒤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해도 좋다. 규칙은 상황에 맞춰 변경할 수 있다.
* 너구리는 정해진 곳에 배설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다.
* 너구리가 옮겨줄 수 있는 식물의 열매나 씨앗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야기해 본다.

글·그림=황경택 작가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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