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 권하던 김정숙ㆍ이설주, 성악가ㆍ가수 음악외교 가동

이번 남북 정상회담(18~20일)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여사의 만남도 관심사다.

지난 4월 27일 평화의집에서 열린 만찬이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오른쪽)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 이설주의 손을 잡고 공연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설주는 이날 만찬을 위해 방남했다. [중앙포토]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당시 이희호 여사, 권양숙 여사가 동행했지만 남북 퍼스트레이디 회동은 성사되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정상 간의 오찬·만찬과 별도로 두 퍼스트레이디를 위한 행사가 따로 준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17일 브리핑에서 “김정숙 여사의 평양 일정에 이설주 여사가 오게 되느냐”는 질문에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숙(左), 이설주(右)

특히 성악과 출신인 김 여사와 가수 출신 이설주가 ‘음악’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행사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방북 기간중에 김 여사가 음악대학 등을 방문하는 일정이 준비됐다.
김 여사는 방북 첫날인 18일 김원균명칭 음악종합대학과 아동병원 방문에 이어 이튿날엔 음악 등 예체능 분야 영재교육기관인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참관할 예정이다. 이들 행사에 이설주가 동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설주는 이미 4월 남북 정상회담과 북ㆍ중 정상회담에 동행하는 등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공식 역할을 맡아왔다.

1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 발표 및 초청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귀엣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4월 회담 당시 김 여사와 이설주는 헤어질 때 귓속말을 주고받을 정도로 가까워진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 만찬에선 이설주가 김 여사 옆으로 먼저 다가가 술을 권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이설주가 권한 술을 받아 마시고 이설주에게도 술을 따라줬다.

두 사람이 술잔을 주고 받으며 대화를 이어나가자, 김 여사 옆에 앉아 있던 문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설주에게 자신의 자리를 양보했을 정도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두분이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옆에서 보니 성격도 비슷한 것 같고,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1954년생으로 1989년생으로 알려진 이설주보다 35살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설주가 이처럼 활발한 대외 행보를 보이는 것은 북한이 ‘정상국가’임을 강조하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에 따른 것으로 평가한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